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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기록/에세이

예쁜 된장녀들의 세계... 어머니 장례식 때문에 미국에 이민 간 여동생을 포함한 가족들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우리 집안은 기본적으로 술이나 노름 같은 잡기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저 건전하기 짝이 없는 그러나 매우 지루한 얘기들만 오고가는 편입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행태에 대해서는 이구동성으로 비판합니다. 누가 더 강력하게 까느냐,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장례를 치르고 나서 가족들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자녀교육, 직장생활, 자녀혼담, 사업얘기, 시집온 며느리들의 행태, 부동산투자 등 미국생활의 온갖 성공과 실패의 경험담이 오갔습니다. 오빠들이 그렇게 말리던 미국이민을 강행한 여동생 가족은 거의 맨손으로 돈을 벌었고 지금은 상당히 성공적으로 안착했습니다. 그 동안 두 딸을 모두 소위 명문대에 .. 더보기
역사를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역사를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특히 근현대사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괴테는, 학문의 역사는 학문 그 자체라고 했다. 이 언명을 그대로 따르면, 민족의 역사는 민족 그 자체다... 이 왜곡된 역사, 일그러진 역사, 헝크러진 역사.... 이런 더러운 역사를 만들어 온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등의 독재자뿐만 아니라 그에 부역했던 사법부 판사들과 사정기관의 책임자들에게 그에 상응하는 심판을 내려야 한다. 이 동영상은 에 이어 온 국민이 보아야 할 필수영상이다. 더보기
어머니 장례식을 마치고... 어머니 장례식을 마치고... 가까운 친척과 친한 친구들을 모시고 간단한 장례식을 치렀습니다. 저는 관혼상제에 관한 기존의 관습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아예 가족끼리만 장례를 하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관혼상제를 만날 때마다 불합리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왔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을 혼자 결정할 수도 없고 사회적 관행을 전혀 무시할 수도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가까운 지인 몇몇 분에게 모친상을 알렸습니다. 부담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관행을 전혀 무시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관행을 따를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어쨌거나 조문해주신 분들께는 여기서라도 우선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런던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던 2015년7월30일 페북에 어머니의 상태를 이렇게 기록.. 더보기
아내와 33년을 함께 살았으나 마치 며칠 같이 느껴진다 2015-08-01_아내와 33년을 함께 살았으나 마치 며칠 같이 느껴진다. 만난 햇수로는 38년이 넘었다. 33년 전 한성대학교 근처 삼선동 산중턱의 어느 집 문간방을 하나 얻어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그렇게 가정을 꾸린 것이 엊그제 같다. 33년의 세월이 며칠 밖에 지나지 않은 느낌이다. 구약성서 창세기에는 야곱의 러브스토리가 나온다. 외삼촌 라반의 둘째 딸 라헬을 사랑했기 때문에 라반의 집에서 7년간 일하면서도 그것이 며칠 같이 느껴졌다고 고백한다. (창세기 29장 20절) 이것이 진정 사랑의 힘이다. 돌이켜보면, 우리 부부가 한 것이라곤 맡겨진 일을 각자 상식선에서 처리한 것밖에 없다. 육아법을 배운 적도 없지만, 두 아이를 낳아서 밥 먹이고 옷 입히고 학교를 보낸 것이 전부다. 남들과 조금 다른 .. 더보기
정말 눈 뜨고 볼 수가 없구나 [눈 뜨고 볼 수가 없구나...]나는 강원도 시골에서 초등학교 4학년까지 농사를 지었다. 봄에는 모내기 하고, 여름에는 콩밭을 맸다. 가을에는 벼베기 등 추수를 도왔고, 겨울에는 산에서 땔나무를 했고 쇠여물도 쒔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초등학교만 들어가도 이런 일들을 했다. 적어도 내가 살던 곳에서는 그랬다. 5학년부터는 춘천이라는 도회지로 이사하는 바람에 농사에서 손을 뗐다. 논에 물을 대려면, 논에 물골을 만들어서 물을 흘려보내야 한다. 이렇게 논에다 직접 뿌려대면 벼가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 이 사진들은 모내기한 논을 망치고 있는 것이다. 소방차들을 동원해서 스펙타클한 쑈를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청와대의 멍청한 참모들에게 말한다... 쑈를 하려거든 제발 좀 제대로 해라.... 소방.. 더보기
모든 영리기업은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모든 영리기업은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특히 주식회사는 이익을 주주에게 돌려주지만,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발생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비용은 사회에 귀속시켜버린다. 기업은 사회에 대해 무책임하며 상황을 조작하며 때로는 과대망상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메르스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삼성서울병원의 행태가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조엘 바칸 교수의 책들, 이 중에서도 "기업의 경제학"을 꼭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캐나다 UBC Law School 조엘 바칸(Joel Bakan, 1959~) 교수의 "기업은 사이코패스(psychopath)이며 파멸의 도구"라는 말에 공감한다. 탐욕의 화신인 영리기업은 어떤 형태로든지 강력히 통제되어야 한다. 사회적 비용을 내뿜고 있는 영리기업을 제대로.. 더보기
어디를 봐도 꽉 막혀 있을 때, 과거를 돌아보면... [어디를 봐도 꽉 막혀 있을 때, 과거를 돌아보면......] 24년전, 그러니까 내 나이 30대 후반에 들어서는 1991년 5월 독일 중부지방의 기센대학교를 졸업하고 Diplom-Kaufmann(경영학석사)이 되었습니다. 독일에서 공부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디플롬을 받는다는 건 참으로 힘든 과정입니다. 경제학, 경영학, 심리학, 때로는 철학까지 공부하느라 당시에는 지금보다 약 18kg쯤 빠진 상태였습니다... 공부에 한 고비를 넘긴 셈이라 형님이 그 해 여름방학 때 독일에 왔습니다. 나를 보자 눈물이 났다는 겁니다. 어쩌다 이렇게 바짝 말랐는지... 이번 광주일보 초청 강연을 위해 광주와 담양을 함께 여행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독일에서 공부하는 기간 내내 비록 몸은 고생스러웠지만 행복했.. 더보기
대학이란 무엇인가? 2015-04-22_대학이란 무엇인가? 중세에 세워져 수백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유럽대학들의 경우, 당시 제후들이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대학을 세웠다. 법학, 신학, 의학과 같은 학문을 중시했다. 주변의 인접 국가들과의 공정한 거래와 협정을 맺기 위해 법이 필요했고, 교회권력과의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신학에 의지해야 했고, 나아가 자신의 영토 내에 거주하는 신민들의 건강과 안녕을 위해 의술을 확보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다녔던 독일의 기센대학교도 1600년대 초에 당시 헤센공국의 제후였던 루드비히 5세(Landgraf Ludwig V. von Hessen-Darmstadt)가 세웠다. 처음에는 법학, 신학, 철학, 의학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기관이었다. 이름은 자연스럽게 루드비히스 대학교(L..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