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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영국여행 이야기(20)_런던에서 온 편지 내가 요즘 새로운 일에 집중하느라 블로그에 신경을 쓸 새가 별로 없었습니다. 이 블로그의 새로운 포스팅을 기다리는 분들에게는 죄송스러운 마음이었는데, 마침 런던에서 일하고 있는 딸이 편지를 보내왔네요. 아이들을 어려서부터 지켜 본 바로는 딸과 아들이 매우 다른 성격적 특성이 있었습니다. 아들은 인문학적 소양과 감수성이 풍부합니다. 유학 중에 자신이 쓴 에세이를 가끔 보내옵니다. 나는 그 에세이를 읽고 감동하곤 했습니다. 영어로 쓴 문장이 그렇게 유려할 수가 없었어요. 글에서 영혼의 울림이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딸은 문장력보다는 수학적 재능과 비즈니스 감각이 더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대학에서의 전공도 경영학(business)이었죠. 졸업한 후에도 런던에 있는 투자은행(Credit Suiss.. 더보기
영국여행 이야기(17)_Credit Suisse London Office 다음 날, 그러니까 2009년 8월 7일 투자은행인 Credit Suisse에 다니는 딸이 아내와 나를 초대해 주었습니다. 매년 겉에서 건물만 봤지 안에는 들어가보지 못해서 늘 궁금했습니다. 딸이 트레이딩 플로어에서 일하기 때문에 사무실을 직접 구경시켜 줄 수는 없지만, 방문객이 볼 수 있는 곳을 안내하고 점심도 구내식당에서 같이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점심약속이 이미 잡혀 있어서 회사만 조금 보기로 약속하고 오전 10시까지 찾아 갔습니다. 남의 집에 가면 항상 조심스럽듯이 남의 사무공간에 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로비에 들어섰는데, 딸이 이곳 저곳을 안내해 주었습니다. 미국계 투자은행의 건물들은 주로 유리건물로 되어 있어서 경쾌하다는 느낌을 주는데, 유럽계 기관들은 건물의 외벽이.. 더보기
출장 겸 휴가를 다녀옵니다 8월4일(화)~8월25일(화) 3주간 출장 겸 휴가를 다녀오려고 합니다. 작년과 재작년에도 휴가로 영국엘 다녀왔는데, 금년에도 그렇게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런던에서 일하는 딸아이가 초대해서 매년 가게 된 것이지요. 자식들이 떨어져 살면, 부모로서는 늘 보고 싶지요. 함께 사는 게 가족으로서는 제일 좋은데, 그럴 수 없는 형편이라서 가끔 만나 그 동안 못다한 얘기도 하고, 함께 여행하면서 서로의 애정과 신뢰를 확인합니다. 가끔 전화와 메일로 사는 형편과 사정을 확인하지만, 눈으로 직접 보는 것보다는 못하지요. 아들은 최근에 제대하는 바람에 군생활모드에서 공부모드로 바꾸기 위해 이번 여름휴가에서 빠졌습니다. 휴가면 휴가지 왜 출장이라는 말을 곁다리로 붙였냐구요? 첫째 이유는, 우리나라 형편에 3주씩 휴가를.. 더보기
영국여행 이야기(12)_여왕의 산책길(Queen's Walk) 오늘은 날씨가 흐리군요. 천둥번개도 치고 비바람이 칩니다. 이럴 땐 모차르트 음악이 제격입니다. 음악을 들으면 여행지가 떠오릅니다. 말이 나온 김에 영국여행 이야기나 계속해 보겠습니다. 2008년 7월 31일 런던에 도착해서 보름 이상을 보냈으니, 어느 정도 시차도 적응되었습니다. 딸은 휴가를 끝내고 사무실에 복귀했습니다. 오랜만에 아내와 둘이 아파트에 남았습니다. 나는 책을 보고 자료도 정리할 겸 오늘은 그냥 쉬자고 했습니다. 아내는 그럴 수 없답니다. 아까운 휴가시간 중 하루를 집에서 쉰다는 것은 아내에게는 정말 아쉬운 일일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런던 시내로 나가 보기로 했습니다. 아무 계획도 없이… 여왕이 거닐었다는 산책로에 가면 혹시나 여왕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함께… 진짜 여왕.. 더보기
영국여행 이야기(10)_브루더호프 방문기(2) 아침을 먹고 나서 공동체 마을의 학교, 도서관, 회의실, 대형 세탁실, 가구공장, 화초를 기르는 곳, 농장, 수영장(큰 연못인데 다이빙대로 있어 수영도 함)을 둘러보았습니다. 가구는 어린이들을 특별히 배려한 튼튼한, 그러나 못을 사용하지 않고 만듭니다. 장애인용 가구들도 직접 디자인해서 만듭니다. 마을을 둘러보는 도중에 열 명쯤 되는 무리가 피크닉을 가는지, 조카 내외와 서로 인사를 하고는 내 옆을 지나갔습니다. 어떤 사람들이냐고 물으니, 공동체 멤버로 한 가족이랍니다. 아이들이 자그마치 7명, 부부까지 합쳐서 9명입니다. 일요일이라 온 가족이 아침 먹고 등산 겸 산책을 떠나는 거라는군요. 나는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자는 정부시책에 잘 따랐는데, 아 이게 웬일인가. 아이들 다 떠나고 나니 허전합니다... 더보기
영국여행 이야기(9)_브루더호프 방문기(1) 주말을 이용해서 기독교 생활공동체인 브루더호프(Bruderhof)를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런던에서 동남쪽으로 약 1시간30분 정도 떨어진 이스트 석세스(East Sussex)주의 로버츠브릿지(Robertsbridge)라는 조그마한 도시에 있습니다. 우리는 미리 약속을 해두었습니다. 그 공동체에는 내 누이의 딸 부부가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전화를 했더니 주말을 이용해서 방문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습니다. 공동체에 손님으로 일정기간 체류하면서 함께 생활해보려면 일단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공동체로 산다는 것에 대해 한번도 배우지도, 제대로 생각해본 적도 없었기에 그들이 사는 모습을 상상할 수가 없었습니다. 전화로 혹시 필요한 게 있는지 물어봐도 있을 것은 다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그냥 오라는 겁니.. 더보기
영국여행 이야기(7)_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 우리는 컴브리아(Cumbria)의 레이크 디스트릭트(Lake District) 지방 출신인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 1770~1850)를 찾았습니다. 워즈워스는 호수지방의 가장 북쪽 도시인 코커머스(Cockermouth)에서 태어났습니다. 출생지는 기념관으로 개조되어 일반에게 개방하고 있습니다. 그는 결혼해서 그라스미어(Grasmere) 호수 근처의 조그마한 도브 코티지(Dove Cottage)에서 중년을 지냈습니다. 이곳에서 8년간 살았는데 그라스미어 호수와 산책길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시기에 가장 왕성한 시작(詩作)활동을 했습니다. 1813년부터 죽을 때까지 삶의 후반기를 라이달 호수 근처의 라이달 마운트(Rydal Mount)에서 보냈습니다. 세 곳 다 기념관으.. 더보기
영국여행 이야기(6)_레이크 디스트릭트(Lake District) 이번 여름휴가에서 백미는 영국 컴브리아(Cumbria) 지방의 국립공원인 레이크 디스트릭트(Lake District)에서 영국의 자연을 감상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고속도로 M6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갔습니다. 딸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영국에서 차를 모는 것은 운전대가 오른쪽에 있어서 헷갈리기 쉽습니다. 운전경력이 짧은 딸이 그래도 고속도로와 좁은 길을 두루 잘 운전했습니다. 런던을 떠나 약 450Km를 달려 저녁 어스름할 때 국립공원의 관문도시인 윈더미어(Windermere)에 도착했습니다. 옆에 있는 호수로 나가 장시간 운전의 피로를 풀었습니다. 처음에는 웨일즈 지방에 가서 자그마한 고성들을 둘러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딸 아이가 사무실 동료에게 추천을 받은 곳이라서 컴브리아 지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