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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07 영국여행 이야기(17)_Credit Suisse London Office (8)

다음 날, 그러니까 2009년 8월 7일 투자은행인 Credit Suisse에 다니는 딸이 아내와 나를 초대해 주었습니다. 매년 겉에서 건물만 봤지 안에는 들어가보지 못해서 늘 궁금했습니다. 딸이 트레이딩 플로어에서 일하기 때문에 사무실을 직접 구경시켜 줄 수는 없지만, 방문객이 볼 수 있는 곳을 안내하고 점심도 구내식당에서 같이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점심약속이 이미 잡혀 있어서 회사만 조금 보기로 약속하고 오전 10시까지 찾아 갔습니다. 남의 집에 가면 항상 조심스럽듯이 남의 사무공간에 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로비에 들어섰는데, 딸이 이곳 저곳을 안내해 주었습니다. 미국계 투자은행의 건물들은 주로 유리건물로 되어 있어서 경쾌하다는 느낌을 주는데, 유럽계 기관들은 건물의 외벽이 돌로 되어 있어 그런지 육중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Credit Suisse London Office


우선 짐(gym)과 수영장을 봤습니다. 부대시설이 직원들 복지를 위해 중요하니까요. 일하는 시간인데도 간간이 운동도 하고 수영을 즐기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원들은 짐과 수영장 같은 시설을 이용할만큼 시간이 한가롭지 않답니다. 그런 부대 시설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은 주로 건물 관리하는 사람들이라는 불만이 있답니다. 어쨌거나 내가 일했던 한국은행의 시설보다 더 좋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일개 투자은행에 불과한 기관이 한 나라의 통화관리의 상징인 중앙은행의 시설보다 더 좋게 꾸며 놓은 것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그 안에는 우체국을 비롯한 편의시설이 모두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일상의 일을 위해 건물밖으로 나갈 일은 없다는군요.

 

수영장에는 25m 레인이 세 개 있습니다.


몸을 데우는 보조 풀


짐(gym)




7층에 있는 식당에는 11시쯤 들렀는데, 온갖 음식이 차려지고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스시까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잘 차려진 음식들도 정작 직원들은 일하느라 식당에 들러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사무실에서 간편한 음식으로 때우기 일수랍니다. 

직원 식당. 스시가 마련되고 있습니다요!!!



하루 세끼를 먹는 것이 어려웠던 시절을 살아서 그런지 모르지만, 먹을 것이 풍성한 것을 보면 그렇게 부럽습니다. 내가 젊은 시절 처음으로 미국 출장을 갔을 때, 식당에서 주는 음식의 양이 푸짐해서 좋아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것이 미국인들을 비만으로 이끌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가난했던 시절의 배고픔에 대한 보상심리 때문인지 몰라도 풍성한 먹거리에 대한 탐욕이 나에게는 아직도 남아 있는지도 모릅니다.

 



식당에서는 템즈강과 North Dock뿐만 아니라 South Dock까지 내려다 볼 수 있었습니다. 내가 한국은행 입행 후 1980년대 중반에 여의도의 유공빌딩에서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아스팔트로 뒤덮힌 삭막한 516광장과 콘크리트 빌딩 숲만 있었습니다.

여의도를 개발하면서, 한강을 이용하여 수변공원을 조성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인간은 물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존재입니다. 인간이 태어나기까지 뱃속의 물에서 살았기 때문인지 물과 가까이 있다는 것이 감정을 아주 평온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여의도는 한강물을 끌어다 수변화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었음에도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한강과 접한 용산의 철도청 부지를 개발한다니, 이번에는 수변화하는 작업을 하면 어떨까합니다. 높은 건물만 하늘로 올릴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오른 쪽에 흐르는 강이 템즈강입니다. 나는 이 경치를 떠나고 싶지 않았습니다.


Cabot Square


직원식당(7층)에서 바라 본 North Dock


Canary Wharf Tower. 가운데 둥그런 지붕은 DLR(Docklands Light Railway, 경전철) 정거장입니다. 이 경전철은 런던의 중심부 시티까지 약15분에 연결됩니다.


North Dock


어쨌거나 우리는 방문자들이 직원을 만나는 장소인 게스트룸으로 갔습니다. 그곳에서도 물이며 각종 음료와 읽을 거리를 충분히 비치해 두었습니다. 딸의 안내를 받아, 우리는 커피를 만들어 먹기로 했습니다. 아내는 커피를 좋아하지 않지만, 이런 데서 내려 먹는 커피향은 좋아합니다.

방문객 응접실. 이런 응접실이 여러 개 있었는데, 우리는 동양화의 느낌이 나는 그림이 걸린 방으로 안내 되었습니다.


아내가 커피향에 취한 듯, 커피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느냐고 묻고 있습니다.


딸이 아내에게 커피를 만들어 먹는 기계를 알려주고 있죠.



우리는 미리 약속이 있어서 점심을 같이 하진 못했지만 딸에게서 칙사 대접을 받았습니다.

직원들의 기도실과 24시간 개방되는 도서실, 은행, 우체국, 편의점 등 각종 부대시설을 둘러보고 이제 좀 쉬고 있습니다.

12시가 돼서 사무실을 빠져 나와야 했습니다. 밖에서 점심약속을 했기 때문입니다.


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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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빠딸 2009.09.08 07: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빠! 언제 이렇게 사진을 찍으셨대요? ㅋㅋ 역시 아빠는 파파라치의 재능이 있어요 ㅎㅎ. 내가 다음에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진도 보내드릴께용!! I love you! 지금 시각은 23:44. 에고. 빨리 집에 가야지~~ 휘리릭!

    • 최동석 경영연구소 2009.09.08 14: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밤 12시가 다 됐는데도, 아직 사무실에 남아 있다고? 이게 무슨 일이냐? 일찍일찍 들어가서 자라!!! 건강은 젊었을 때 잘 챙겨 둬야 한다. 너무 무리하지 말아라!

      여행에서 남는 것은 사진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단다. 너희들이 어렸을 때, 독일에 살면서 유럽 여행을 많이 했고 그때마다 사진을 많이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와서 보니 사진을 너무나 인색하게 찍었다는 느낌이 드는구나. 그래서 요즘은 가는 곳마다 가급적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고 싶어서 처음 보는 것에는 카메라를 들이대곤 한단다.

      그래서 가끔 "여기서는 사진 찍지 마세요!" 라고 핀잔을 듣기고 하지만, 아빠는 개의치 않고 찍는다. 관광지에서 찍지 말라고 하는 곳을 찍었다고 해서 문제된 적은 아직 한번도 없었다. 대영박물관에서도 실컷 사진을 찍었다. 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에서는 사진을 못찍겠더라. 하도 감시원들이 많아서...

      왜 찍지 말아야 하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정책(policy)라고 답한단다. 그래서 사진 찍는 것은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데 왜 그런 정책을 쓰느냐고 다시 물으면 오히려 그들이 얼버무린단다.

      그래서 힘들게 찍은 사진들을 보면서 삶의 기쁨을 느끼기도 하고 그것이 때로는 활력을 주기도 한단다.

      아무쪼록 건강하길 바란다. 공부와 일에 균형을 잘 잡아서 생활하길 바란다. 회사에서 너의 로스쿨 비용도 지원해 준다고 하니 다행이로구나. 공부와 일에 몰입하여 전념하는 삶이 오히려 더 풍요롭고 더 깊은 평화를 느끼는 법이다.

      아빠가 일생을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어떤 것에 미친 듯이 몰입하는 사람은 반드시 그 일을 성취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무한한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는 점이다. 너의 공부와 일에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 하실 것이다.

  2. 김민아 2009.09.11 12: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따님을 향한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지네요...^^
    회사에 이런 복지시설과 식당, 그리고 뛰어난 전경까지...그러 부럽기만할 따름입니다.

    • 최동석 경영연구소 2009.09.11 18: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이 호화로운 시설에서 근무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것을 통해 고객들에게 회사의 실력과 능력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입니다. 고객이 회사에 찾아가면 그들의 시설에 압도되도록 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가시적인 제품을 팔지 않은 회사들은 대개 사무실의 외장을 아주 화려하게 함으로써, 자신들의 퀄리티를 고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합니다. 예전 내가 일했던 컨설팅회사나 금융기관 등이 대부분 그렇습니다.

  3. 조영신 2011.05.16 23: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히히 제 장래희망도 credit suisse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해보고 싶어하는 고등학생입니다.
    저 누나(?)의 모습을 보니 제 꿈에 한발짝 다가선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정말 멋있습니다>!

  4. 구름 2011.07.27 03: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옥스퍼드 나온 아는 형이 크레딧스위스에서 일한다기에 어떤 회사인가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좋은 곳이군요

  5. 박다예 2012.09.25 02: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크레딧 스위스 입사를 꿈꾸는 대학생으로서 사진 너무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