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자유주의

신자유주의 시장경제(14)_화장실을 깨끗한 상태로 유지하려면 만족도를 조사하라고? 내 수업에 들어온 MBA과정 학생들이나 외부기업체에서 내 강의를 듣는 수강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가끔 합니다.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더러운 화장실을 깨끗한 상태로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열린 질문이기 때문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도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수많은 해결책이 가능하겠지요. 학생들은 대개 이렇게 대답합니다. ① 청소원을 더 뽑아 배치한다, ② 청소관리를 아웃소싱한다. ③ 청소감독을 철저히 하여 잘못하는 경우에는 질책한다, ④ 청소원에게 청소를 더 열심히 하라고 격려한다. ⑤ 시간대별 청소 체크리스트를 비치한다, ⑥ 청소담당자의 얼굴사진과 이름을 코팅해서 화장실에 비치한다, ⑦ 성과가 좋은 청소원에게는 승진을 시킨다. ⑧ 이용자의 만족도를 조사하여 그 결과에 따라 .. 더보기
신자유주의 시장경제(12)_피도 눈물도 없이 이익을 추구하라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 1912~2006)은 1962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자유경제에서 기업이 지는 사회적 책임은 오로지 하나뿐인데, 이는 게임의 규칙을 준수하는 한에서 기업이익 극대화를 위하여 자원을 활용하고 이를 위한 활동에 매진하는 것, 즉 속임수와 기망행위 없이 공개적이고 자유로운 경쟁에 전념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노동조합 지도자들의 ‘사회적 책임’은 조합원의 이익에 봉사하는 것이다. 나머지 사람들의 책임은 법의 틀을 확립하는 것인 것, 이러한 법은 다시 한번 애덤 스미스를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은 법이 되어야 한다. ‘(자기이익을 추구하는 개인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원래 의도하지 않았던 목표를 고양하는 데에 이.. 더보기
신자유주의 시장경제(11)_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 질문이 있어서, 성경의 마태복음 20장에 나오는 에 관한 비유에 대해 좀더 설명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날 이 비유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신자유주의적 이념이 우리의 정신세계를 뿌리 채 흔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인에게는, 한 시간 일한 근로자나 뙤약볕에서 10시간 일한 근로자에 대해 동일한 임금을 지불한 포도원 주인의 비유는 어떤 식으로도 해석하기 곤란합니다. 오늘날의 지성과 합리성으로는 정말 이해하기 어렵죠.. 혹시 일용근로자들의 새벽 인력시장을 경험해 보신 적이 있나요? 아마도 이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 중에는 직접 경험은 물론 간접적으로라도 들어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루하루 일해서 일당으로 사는 분들이 일거리를 찾기 위해 일정한 장소에 모이는 새벽 인력시장입니다. 남대문 근처를 .. 더보기
신자유주의 시장경제(10)_ 개신교 장로들에게 묻습니다 우리나라는 기독교 장로가 두 번이나 대통령을 했고, 이번이 세 번째인데 그 때마다 나라는 점점 갈등과 불안,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소외된 백성들과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아갔어야 할 몫을 줄여서, 그 몫보다 더 많은 것을 부자들에게 돌려주었습니다. 부자들이 내는 종합부동산세를 깎아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나라의 재정이 힘들어졌습니다. 세금을 어디선가 더 걷어야 하는데, 이번에는 농어촌 백성들에게 혜택을 주었던 각종 세금감면을 폐지하려고 하는 모양입니다. 농어촌 사람들에게서 더 많은 세금을 거두어들이려는 것이지요. 여기서 통계숫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얼마가 더 가고 덜 가고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입니다. 중요한 것은 정신이니까요. 부자들의 세금부담이 이토록 적은 나라에서 부자들에게 매기는 종.. 더보기
거창고등학교 직업선택 10계명에 대하여 거창고등학교의 을 보면, 사회적 통념과 반대되는 것들입니다. 신선하긴 하지만, 그런 계명들이 실제로 오늘날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정신 나간 사람’이라는 소리 듣기 십상입니다. 모세의 10계명은 오늘날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무엇무엇을 하지 말라”와 “무엇무엇을 하라”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의 윤리규범이자 행동강령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상식적으로도 말이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거창고의 직업선택 10계명은 오늘날의 상식과는 거리가 멉니다. 인간은 본능에 따라 행동합니다. 자신의 즉각적인 쾌락을 향해 움직이는 본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본능은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인간이 본능에만 충실하면, 양육강식의 적자생존이 지배하는 동.. 더보기
신자유주의 시장경제(9)_ 북유럽처럼 신뢰와 평안이 넘치는 사회는 가능한가 불신과 불안에서 벗어나 신뢰와 평안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 수는 없을까? 상업화와 경쟁의 논리로부터 벗어나서, 공동체적 유대감(solidarity)을 회복할 수는 없을까? 신자유주의자들에게는 매우 겁나는 화두일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서로 도와주는 것은 그들의 자활의지를 약화시키는 것으로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옛말처럼, 가난은 자조노력이 부족해서 생긴 것이기 때문에 국가나 사회가 도와주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국가 전체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신자유주의적 발상이 정말 맞을까요? 이런 발상은 전혀 근거 없는 잘못된 믿음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이 지구상에서 가장 복지수준이 높은 북구의 여러 나라,.. 더보기
신자유주의 시장경제(8)_ 우리의 정신은 이렇게 황폐해졌습니다 우리가 이제까지 전혀 경험하지 못한 다른 세계에 대해 말해야겠습니다. 내가 독일의 교육시스템을 부러워하는 것은 부모의 경제능력이 아니라, 개인의 학습능력에 따라 교육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입니다.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의 박사과정까지 경제적 능력과 상관없이 국가가 제공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게끔 제도화되어 있습니다. (최근에는 신자유주의적 사고에 다소 영향을 받아서 대학에서 등록금을 조금 받고 있습니다만, 영미계통의 대학등록금에 비하면 껌 값에 불과합니다.) 2011. 8.7. 독일 기센대학교 경제경영학부, 20여년만에 여름휴가 중에 잠시 찾아갔지만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는... 독일대학에 진학하거나 졸업하는 것은 경제능력이 아닌 학습능력을 공식적으로 보여주어야 가능합니다. 초중등 교육의 목표 역시 학생들에게 .. 더보기
신자유주의 시장경제(7)_공정성과 투명성은 배려와 안심을 창조한다 앞에서 불공정한 게임은 구성원간의 갈등과 폭력을 강요한다고 했습니다. 공정한 게임이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불공정하게 경쟁하게 된 원인을 알아야 합니다. 불공정성은 기본적으로 정보의 비대칭성(information asymmetric)에 기인합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거래당사자 둘 다 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서,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속일 수 없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은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책당국자와 시민, 정치가와 유권자, 상인과 고객, 상사와 부하, 부모와 자녀, 교사와 학생, 대기업과 하청업체, 경영진과 종업원, 검찰과 피의자 등등… 대개의 경우, 어느 한 쪽이 상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