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자유주의

신자유주의 시장경제(6)_불공정한 경쟁은 갈등과 폭력을 강요한다 노상에서 강도가 옆구리에 칼을 대고 돈 내놓으라고 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얼른 꺼내주겠죠. 그리고 그 자리를 피하면 됩니다. 기분이 매우 좋지 않겠지만, 오늘 하루 일진이 안 좋았다고 생각하면 그뿐입니다. 앞으로 조심하면 됩니다. 그런데, 거리에 온통 강도와 절도범이 우글거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심각한 문제가 생기겠죠. 부자들은 사설경비원을 고용하거나 부자들만 사는 동네를 따로 조성해서 살면 됩니다. 하지만, 서민들은 어떻게 될까요? 선택은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하나는 부자동네로 이사 가서 부자들과 함께 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노상강도의 편에 서는 것입니다. 당연히 그런 사회에서 중간지대는 없어집니다. 실제로 남미국가들은 상당부분 이렇게 변했습니다. 미국사회도 지난 30년간 신자유주의 이념에 .. 더보기
나경원 의원의 화보사진 촬영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한나라당 소속 나경원 의원이 엘르라는 잡지의 모델이 되어 화보를 찍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모델료는 자선단체에 기부했다고 합니다. 나는 이 사건에 대해 국회의원이 잡지모델이 되어 화보사진을 찍을 수 ‘있다 없다’를 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업적이지 않은 공익잡지에는 얼마든지 모델이 될 수도 있고, 사진도 찍을 수 있습니다. 홍보대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라 하더라도 상업화될 수 있는 영역과 상업화되어서는 안 되는 영역이 분명하게 구분되어 있습니다. 이 경계가 모호하지 않습니다. 공적 영역은 어떤 경우에도 상업화되어서는 안 되는 영역입니다. 왜냐하면, 자본주의의 상업화 현상은 항상 인간의 정신을 왜곡하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나경원 의원은 자본주의적 이념이 갖고 있는 무.. 더보기
"자본주의는 왜 무너졌는가" 최근에 집어 든 책 중에서, 매우 설득력 있는 책을 읽었습니다. 한 권을 소개합니다. 이 책은 신자유주의적 관점에서 일본의 사회제도의 개혁과 규제완화를 시도해 왔던 경제학자가,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는 고백서입니다. 일본사회에서 이런 양심적인 학자가 있다는 점에 감동했습니다. 신자유주의적 경제이론과 미국이라는 풍요로운 사회에 심취하게 된 동기, 일본 귀국후의 개혁작업, 그리고 바로 자신이 추진했던 시장경제 원리가 어떤 부작용을 일으키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얘기하자면, 신자유주의 시장경제 메커니즘은 인류와 자연에 심대한 상처를 주는 '괴물'이라는 것입니다. 그 괴물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상처’를 만들어 냈다고 진단했습니다. 첫째, 세계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든다. 둘째, 소득격차를.. 더보기
신자유주의 시장경제(5)_”악마의 맷돌”을 계속 돌리고 싶어하는 미국인들 가진 자들은 어떻게 시장을 지배수단으로 활용하는가? 이 순환고리를 잘 이해해야 합니다. 앞에서 나는 가진 자들은 신자유주의 이념, 시장경제의 규모확대, 자기책임의 원리적용이라는 삼각편대를 활용한다고 했습니다. 이 세가지 지배수단을 악마의 맷돌처럼 계속 순환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면 부는 지속적으로 가진 자의 수중으로 빨려 들어가게 됩니다. 가진 자들은 풍부한 시장정보를 통해 시장이 확대되면 될수록 더 많은 것을 빨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규제를 완화하여 모든 것을 시장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합니다. 심지어 공공기관이나 국유화된 사업들을 민영화하려고 합니다. 시장경제에 편입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단기적으로 효율적인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의료부문과 교육부문처럼 가난한 사.. 더보기
신자유주의 시장경제(4)_잘못된 믿음으로 파국을 맞은 미국인들 모든 것을 상품화하여 시장에서 거래하도록 할 수 있다면, 시장은 부족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여 최적의 균형상태를 유지하게 된다는 것이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의 믿음입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 믿음은 잘못된 믿음입니다. 만약, 시장이 이러한 자기조절기능을 가지고 있다면, 파국으로 나가기 전에 스스로 균형상태를 만들어내야 했습니다. 그러나 시장은 번번히 파국을 맞았고, 인위적인 조정을 가해야 다시 살아나곤 했습니다. 고전적 자유주의 이념이 가져온 파국의 절정은 1929년의 대공황입니다. 오늘날 신자유주의 이념의 결말과 비슷한 양상입니다. 19세기를 거쳐 20세기 초엽까지 거의 무제한적 자유방임을 추구했습니다. 경제적으로 상당히 팽창한 것처럼 보였지만 엄청난 버블이었음이 드러났습니다. 대공황으로 수많은.. 더보기
신자유주의 시장경제(3)_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미국인들 이제 미국인에게 더 이상 개척할 서부는 없습니다. 그들이 눈을 돌린 것은 시장(market)이었습니다. 시장은, 유한하고 물질적인 땅과 달리, 비물질적이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인들의 프런티어 정신에 아주 적합했습니다. 시장이야말로 그들이 공격할 수 있는 최적의 대상이었습니다. 1981년 레이건 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인들은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는 자유방임 정책으로 돌아섰습니다. 베트남 전쟁에서 패배한 이후, 진보주의적 개입정책은 힘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기득권층의 신자유주의적 이념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면서, 묶여있던 사나운 개를 풀어놓은 것입니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이죠. 시장제일주의적 신자유주의 이념에 근거한 경제정책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실현되기 시작했습니다. 월 스트리트에는.. 더보기
신자유주의 시장경제(2)_미국은 청교도의 나라인가? 신대륙으로 건너간 초기 이민자들은 17세기 초엽에 영국의 종교적 박해를 피하여 신앙의 자유를 찾아 온 청교도들이었습니다. 이민자들이라고 표현했지만, 엄밀히 따지면 종교적 난민들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미국인들, 특히 백인 앵글로색슨 개신교도들(WASP)은 자신의 조상을 필그림 파더스(Pilgrim Fathers)라고 부르면서 그들의 믿음, 용기, 그리고 위대함을 칭송합니다. 신대륙으로 건너간 청교도들은 대부분 칼빈주의자였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존 칼빈(John Calvin, 1509~1564)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종교개혁을 주도했던 인물인데, 기독교 역사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 중의 한 명입니다. 그는 자신의 삶을 철저하리만큼 경건하게 유지하면서, 노동이야말로 신의 소명이라고 가르쳤습.. 더보기
신자유주의 시장경제(1)_미국이 신자유주의를 신봉하는 이유는? “공산주의의 종말과 더불어, 이 세계에는 단 하나의 선택밖에는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널리 퍼졌다. 즉, 세계가 거대기업들에 의해 지배되는 규제 없는 세계 시장을 향해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규제의 철폐가 거대한 다국적기업들을 풀어놓음으로써 그들이 지구 구석구석의 소비자들에게 전에 없이 다양한 생산품을 공급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믿는다. 세계화 경제 덕분에 우리는 장바구니를 케냐산 사과와 값싼 뉴질랜드산 버터를 비롯하여 온갖 외래식품으로 채울 수 있게 되었다. 이들 생산품이 국내산보다 저렴하다면, 그것은 공급자가 더욱 효율적이고 더욱 큰 규모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세련된 홍보와 고아고 캠페인은 회사가 클수록 공급하는 식품도 더 안전하다고 믿게 만든다.”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이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