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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이야기/마음 이야기

마음이란 무엇인가(4)_心身의 일체성

지난 이야기

          마음이란 무엇인가(1)_마음에의 관심
          마음이란 무엇인가(2)_마음과 몸은 하나, 그 경험적 증거
          마음이란 무엇인가(3)_무의식적 마음의 위력

마음(mind)과 몸(body)이 하나라는 사실은
서양의학계의 과학적 노력을 통해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특히 하버드 의대 심장전문의 허버트 벤슨(Herbert Benson, 1935~) 교수는 『마음으로 몸을 다스려라』에서 이완반응”(Relaxation Response)이라는 개념을 소개하고 몸과 마음을 이완함으로써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벤슨 교수의 저작은 우리나라에 많이 번역 소개되었습니다. 어떤 것이라도 읽으면 몸과 마음의 일체성에 관한 과학적 증거들을 확인하고, 그가 제안하는 방법을 따라 한다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에서 70년대에 이러한 주장은 충격적이었던 모양입니다. 비난과 찬사를 받으면서 종교인들이 명상을 통해 면역을 강화하고 혈압을 낮출 수 있음을 실증해 보였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조금씩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의 저작들을 보면, 인간의 몸과 마음은 서로 밀접히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그 밖에도 뉴욕의대 재활의학과 존 사노(John E. Sarno) 교수의 『통증혁명』(Healing Back Pain), 국일미디어 2006은 통증치료에 있어서 마음의 작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몸과 마음을 구분해서 생각하는 것이 더 이상 의미가 없음을 알게 해 줍니다.) 이것을 심신상관(mind-body connection)이라고 부릅니다. 심신상관의 의학적인 증거는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를 통해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요즘은 심신상관에 관한 연구와 문헌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들은 나의 경험적 증거와도 일치합니다.

 

신경과학자들 중에는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은 뇌세포들의 시냅스 전달로 환원되기 때문에 마음이라는 정신활동은 오직 뇌의 기능적 측면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마음은 뇌에서 생겨난다는 주장입니다. 대표적인 학자로는 항체분자의 구조를 발견하여 생리학 의학분야에서 노벨상을 받은 제럴드 에델만(Gerald Edelman, 1929~) 박사가 있습니다. 그는 많은 저술을 통해 마음과 의식은 전적으로 물질에 의해 작동하며 순전히 생물학적인 현상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제럴드 에델만, 황희숙 옮김, 『신경과학과 마음의 세계』(Bright Air Brilliant Fire : on the Matter of the Mind), 범양사 1998이 국내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마음, 의식, 지식, 인식, 개념, 언어 등의 정체를 밝히려면 생물학의 개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철저한 물질주의적(materialistic) 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뉴욕대학의 신경과학자인 조셉 르두(Joseph LeDoux, 1949~) 교수도 역시 자신의 책 『시냅스와 자아』에서 인간의 의식과 자아는 신경세포들의 시냅스 전달에 의해 결정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조지프 르두(Joseph LeDoux), 강봉균 옮김, 『시냅스와 자아』(Synaptic Self), 소소 2005 참조.) 일본의 젊은 과학자인 요로 다케시(養老孟司, 1962~)도 이와 유사한 주장을 펼칩니다. 이 세상의 모든 만물이 뇌로부터 출발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유심론과 유물론에 빗대서 『유뇌론(唯腦論)』을 주장하고 있습니다.(요로 다케시(養老孟司), 김석희 옮김, 『유뇌론』(唯腦論), 재인 2006 참조.)

 

만약 과학자들의 주장대로 인간의 정신이나 영혼이 단순히 물질로부터 유래되었거나 물질의 전기적 화학적 작용일 뿐이라고 한다면, 먼 훗날 기술이 고도로 발달하여 의식을 소유한 인공물을 만들었을 경우, 그 인공물이 인류의 사회문화 속에서 스스로 진화해 갈 수 있을까요?

 

반대로 예를 들어 뇌에서 팔다리가 떨어져 나가면, 그것은 더 이상 팔다리가 아닙니다. 팔다리와 몸통이 떨어져 나간 뇌는, 포도당과 산소가 공급된다고 가정해도, 스스로 작동할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점점 퇴화되어 뇌라고 부를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입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인간이기 위해서는 육체와 정신이 하나로 통합되어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정신이란 바로 의미들의 조합으로서의 정보와 에너지를 말합니다.

 

놀랍게도 나의 이런 생각을 지지해주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뇌과학자가 있습니다. 신경외과 의사인 스탠포드대학의 칼 프리브람(Karl Pribram, 1919~) 교수입니다. 아니, 내가 그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해야 정확한 표현입니다. 그는 물리학자 데이비드 봄(David Bohm)과 함께 뇌의 인지구조를 홀로그램 모델로 설명했습니다. 마음과 의식은 뇌세포들의 양자적 활동에 의해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이때 발생하는 정보는 시간과 공간, 물질과 비물질을 초월하기 때문에, 마음이란 우리 주변의 잠재적 에너지와 가능성을 드러내는 이상(理想)과 우리가 경험하고 느끼고 창조하는 현실(現實)사이의 갭을 메우려는 활동으로 해석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므로 마음이란 어떤 사물을 가리키는 명사가 아니라 마음이 작용하는 과정을 의미하는 동사라고 설명합니다.(칼 프리브람(Karl Pribram) , 「의식경험의 실체」, 카렌 샤노어(Karen Shanor) , 변경옥 옮김, 『마음을 과학한다』(The Emerging Mind), 나무심는사람 2004, 334쪽 이하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