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성공하려면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맞는 말은 분명 아닙니다. 김연아 선수가 스케이팅을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스케이팅을 좋아하는 사람은 부지기수로 많습니다. 재능이 있고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하면 성공한다고 가르치는 사람도 있습니다. 좋아하고 재능이 있는 스케이팅 선수 또한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런 충고도 틀린 말을 아니지만 맞는 말은 아닙니다. 그래서 그냥 지나가는 말로 들으면 됩니다.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김연아가 대단한 일을 해낸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김연아 선수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우여곡절이 없이는 어떤 일도 해낼 수 없습니다. 좌절이 없이는 희망이 없습니다. 실패가 없는 성공은 불가능합니다. 절망의 상황을 겪어보지 못하면 결코 소망의 의미를 알지 못합니다.
스케이팅을 처음 시작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김연아는 좌절의 연속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김연아가 이룩한 성취에만 집중합니다. 그 성취에 환호합니다. 대리만족을 얻는 것일까요?
이런 고통이 김연아를 키웠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런 부상의 고통과 좌절이 없었다면 오늘의 김연아가 있을까요? 아마 불가능했을 겁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고통 당하는 것을 사람들은 싫어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삶에 큰 도움이 되지만, 지금 당장의 어려움과 고난, 사람들의 이목과 시선을 회피합니다. ‘쪽팔림’의 고통은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쉬운 길을 찾습니다. 그러면서 희망을 얘기합니다. 내일은 잘 될 거라고 말합니다. 긍정적으로 사고하라고 충고합니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격려합니다.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꼭 우승을 하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아니 세상에, 선수가 우승하고 싶지 않은 경우도 있나요? 모든 선수들은 시합에서 이기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모두 우승할 수 없는 노릇이고, 우승은 한 명에게만 주어집니다.
그냥 열심히 연습하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공식이 있어야 합니다.
비전에 대한 열망 > 고난에 대한 두려움
비전에 대한 열망이 없는 사람에게 사탕발림으로 희망을 말하고, 적극적으로 사고하고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하게끔 하는 것은, 그 사람의 허파에다 매연가스를 주입하는 것처럼 위험한 일입니다. 고난을 회피하려는 희망, 좌절을 거부하는 긍정적 사고를 강조하는 것은 현실에서 도피시키는 마약과 같기 때문입니다. 희망을 가지고 있을 뿐 연습의 고통은 회피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긍정적 사고도 필요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도 절실합니다. 고통과 좌절을 극복할 수 있는 희망과 긍정을 말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만 받아들이면, 속이 빈 껍데기 인생을 살게 됩니다.
훈련에 몰입하고 훈련이 재미있게 될 정도의 열망을 갖고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이런 상태는 자신의 마음을 끊임없이 프로그래밍함으로써 가능합니다.
김연아는 바로 이런 마음의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김연아 선수의 이번 성취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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