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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기록/내가 사랑하는 블로그

독일교육 이야기_박성숙 선생님

가끔 내가 사랑하는 블로그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블로그 세계에 입문한 이후로 대단한 분들이 참 많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하면서, 자녀 키우면서, 공부하면서 언제 그토록 많은 이야기 꺼리를 만들어 내어 블로그를 채워가는지 신비롭게 느껴지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 중에 <독일교육 이야기>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박성숙 선생님이 있습니다.

 

독일을 떠난 지 하도 오래 돼서, 나에게 독일은 사진과 가물가물한 기억 속에만 있습니다. 그런데, 박성숙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서, 예전의 독일에서의 기억이 아주 새롭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독일은 아주 배울 것이 많은 나라입니다. 단순히 유럽의 맹주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시스템적 사고와 인간적 유대감(solidarity)를 중시하는 문화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을 독일에서 교육시켜 본 부모라면, 한국식 교육과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낄 것입니다. 귀국한 후 아이들을 우리나라 공교육에 내어 맡겼을 때의 낭패감을 뭐라고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어떤 방식이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진정으로 인간적이고 풍요로운 삶을 가능케 하는 교육이 어떤 것인지를 비교해 볼 수는 있을 것입니다.

 

한국 교육이 근본적으로 개혁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내가 해야 할 일들에 치어 교육문제나 교육제도의 이슈들은 항상 우선순위에서 밀렸습니다. 아이들을 다 키우고 나서, 교육문제를 조금 생각해 보려던 차에, 박성숙 선생님의 블로그를 만났습니다. 독일에 살면서 두 아들을 교육시키는 부모의 입장에서 독일교육 이야기를 담담하지만 섬세한 필치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블로그의 글을 찬찬히 읽으면서 때로는 감동하고, 때로는 80년대의 독일모습, 특히 내가 살던 곳을 떠올립니다. 아이들이 다녔던 유치원, 초등학교(Sandfeld Schule)와 김나지움을 기억해 냅니다. 그 당시 큰 아이의 초등학교 담임선생님(Frau Bittner)의 모습도 눈에 선합니다. 유난히 하얀 머리카락이었는데, 공정하게 아이들을 대했고, 축구 잘하는 남자아이에게는 축구선수가 되도록 배려했습니다. 아이가 졸업할 때, 학부모들이 자유로이, 당시 우리나라 원화로 대략 2,500~5,000원씩 모아 조그만 선물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뜻밖의 선물을 받고 좋아하던 선생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초등학교 4년 과정을 동일한 선생님이 계속 맡아서 가르쳤습니다. 그러니, 아이의 재능과 잠재력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아이의 재능에 따라 상급학교 진학을 결정해 줍니다. 부모들은 대개 선생님의 권고를 따르죠. 과외를 한다는 것은 거의 상상할 수 없고, 설사 과외가 필요하다면 그것은 지진아들의 경우입니다. 그래서 사교육비가 전혀 문제되지 않지만, 독일교육이 경쟁력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왜 우리나라 교육은 이렇게 할 수 없을까? 이것이 나의 문제의식입니다. 자녀 교육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독일교육 이야기>를 꼭 읽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우리 교육이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을지 함께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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