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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거창고등학교 직업선택 10계명 처음 이 계명을 듣고 마음에 깊은 감동이 있었습니다. 한국은행에 있을 때였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한국은행 직원은 과연 이런 직업에 속하는지를 보았는데, 정반대였습니다. 명예도 있고, 존경도 받고, 급여도 많고, 아내도 좋아하는 곳이었으니까요. 그 대신 승진기회는 적은 곳이었습니다. 내가 있는 곳에서라도 이 계명을 지켜보려고 앞다투어 모여드는 곳으로 가지 않았습니다. 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갔습니다. 단두대는 아니지만 자원해서 장래성 없는 자리로 갔습니다.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자리에 있었습니다. 이제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여기에 꽤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으면 유지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나씩 배워가는 것이 재미있고 신기하기도 하지만, 황당한 경험도 합니다. 물론 나와 .. 더보기
한국은행, 참 잘했어요! 나는 한국은행에서 20년을 일했습니다. 한은을 떠나기 전 3년 간은 이코노미스트가 아닌 경영학자로서 조직개혁작업을 했었습니다. 지금도 한은의 역할과 그 중요성이 추호도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권력을 가진 정치가들은 당장의 대중적 인기에 영합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자본가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자본비용을 낮추려고 하기 때문에, 그리고 정부관료들은 통화정책으로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려고 하기 때문에, 중앙은행을 손아귀에 넣고 싶어 안달을 합니다. 나는 한은에서 일하는 동안 수없이 그런 시도를 봐왔습니다. 한국은행은 사실상 외부의 그런 시도에 저항할 아무런 방어무기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한국은행법에서 정한 이외의 어떠한 권한과 권력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말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 더보기
집필한 책들 집필한 책들 오래 전에 쓴 책으로 이미 절판되어 구할 수 없는 책들입니다. 굳이 구해서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똑똑한 자들의 멍청한 짓 - 한국 관료조직의 개혁을 위한 진단과 처방』(비봉출판사 1998) 당시로서는 만용에 가까운 짓이었다. 독일에서 귀국한 후에 한국은행 직원들을 대상으로 주로 인사조직분야를 가르쳤다. 그 때는 우리 사회에 대해 분노하고 있었다. 90년대 한국의 자화상은 높은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룬 자만심에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내 눈에는 부조리한 것이 한둘이 아니었다. 특히 똑똑한 관료조직이 하는 일을 보면 정말 멍청했다. 외환위기는 그래서 온 것이었다. 그래서 내 심장을 도려내는 심정으로 직원들을 가르쳤는데, 그 강의 원고를 묶어서 출판했다. 그래서 책의 부제가 "한국 관료조직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