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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이야기/마음 이야기

마음이란 무엇인가(8)_마음의 작용원리

지난 이야기

          마음이란 무엇인가(1)_마음에의 관심
          마음이란 무엇인가(2)_마음과 몸은 하나, 그 경험적 증거
          마음이란 무엇인가(3)_무의식적 마음의 위력
          마음이란 무엇인가(4)_心身의 일체성
          마음이란 무엇인가(5)_영혼과 마음의 지향성
          마음이란 무엇인가(6)_뇌와 마음, 그리고 실존과 경영
          마음이란 무엇인가(7)_마음이해의 전제


마음을 이해하는 4가지 전제는
단순하면서도 명료한 뜻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전제를 잘 살펴보면 조직 내의 인간사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문제는 결국 마음으로 귀결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마음의 작용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서 인간의 실존성은 선택을 전제로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의 선택은 무한히 열려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서 고통과 불행으로 나가기도 하고, 성공과 행복으로 나가기도 합니다. 그 선택의 메커니즘, 즉 마음의 작용원리를 간단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음은 다음과 같이 삼층구조의 삼겹살로 되어 있습니다. 이 삼겹살이 정보와 에너지의 여과장치 구실을 합니다. 이 삼겹살이 그림에서는 독립적으로 떨어져 있지만, 상호유기적인 여과장치처럼 작동합니다.




인간의 욕망은 항상 현재상태보다 더 나은 바람직한 상태(desired state)를 상상해 냅니다. 그래서 현재와 미래에는 항상 갭(gap)이 생깁니다. 이 갭을 메우려는 욕망은 항상 현재에서 미래로 성장해가려는 지향적 의지를 생성해냅니다. 이것을 심리학자들은 방향적 경향성(directional tendency)이라고 말하고, 철학자들은 지향성(志向性, intentionality)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러한 논의에 대해서는 김재권 교수가 쓴 "심리철학"[Philosophy of Mind], 하종호 김선희 옮김, 철학과현실사 1997을 참조하세요.)

 

현재상태에 있는 욕망이 원하는 상태로 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현실의 표층구조를 살펴야 합니다. 여기서 표층구조란 구조와 시스템, 그리고 절차들로 이루어진 제도적 장치를 말합니다. 욕망이 표층구조에 부딪치게 되면 대개의 경우 마음에는 몇 가지 반응으로 나타납니다.

 

첫 번째 표층구조의 제도적 장치와 싸울 것인가 아니면 피할 것인가(fight or flight)에 대한 반응입니다. 제도적 장치들은 대개 자신의 욕망을 억제하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힘과 능력으로 싸울 수 있다고 생각하면 싸울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도망갈 것입니다. 여기서 도망간다는 말은 그 조직을 떠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 반응은 아마도 싸우거나 도망가는 방식보다는 적당한 수준에서 타협을 볼 것입니다. 의식만으로는 제도적 관행과 명령을 따를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를 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개의 경우 100퍼센트 따르거나 100퍼센트 거부하기보다는 중도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욕망을 조절하고 관망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상태를 구현하는 욕망이 일차적으로 조직과 그 조직에서 조건화된 제도들, 표층구조를 통과하면서 어느 정도 변형됩니다. 이렇게 표층구조에 부딪혀 비틀린 욕망은 의식의 맥락적 구조에 의해 싸울 것인지 피할 것인지를 결정하지 못한 채 어정쩡한 긴장상태를 유지합니다.

 

이제 의식으로 대변되는 맥락구조를 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맥락구조는 한편으로는 표층구조의 압력을 견뎌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무의식의 심층구조에서 솟아 오르는 영혼의 속삭임도 따라야 하는 딜레마에 놓입니다. 표층구조와 심층구조는 대개의 경우 이율배반적으로 요구하기 때문에 그 압력을 잘 조절하지 못하면 맥락구조는 견디다 못해 몸의 세포들이, 특히 면역체계에서 반란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것이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고 심하면 병적 증상이 확대됩니다.

 

표층구조에서 받는 메시지는 소유와 경쟁, 욕망의 지수적 상승 등으로 특징지어지는 자본주의적 이데올로기화된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입니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하도록 강요합니다. 남들보다 더 유능하게 보이도록 경쟁적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그래서 끝없는 욕망의 에스컬레이터에 올라탄 채 위만 보고 올라가야 합니다. 에스컬레이터에서도 서서 있으면 안 되고 걷거나 뛰어서 올라가야 합니다. 여기서 의식은 숨차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러나 심층구조는 일반적으로 표층구조와는 전혀 다른 방향의 욕망입니다. 마음의 평화와 잠재력의 발현을 요구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기보다는 그들과 연결되어 있기를 원합니다. 그들이 더 잘 되기를 원합니다. 물가에서 노는 어린 아기가 위험해 보여서 혹시나 빠지지 않을까 눈을 떼지 못하게 합니다. 사랑의 리퀘스트를 보면 눈시울이 붉어지게 만듭니다. 삶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찾게 합니다.

 

만약에 맥락구조가 심층구조를 보다 더 투명하게 보고 이해할 수 있다면, 심층구조의 미세한 요구에도 맥락구조가 쉽게 응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심층구조인 무의식(잠재의식)을 잘 활용하는 방법과 기술을 익히면 마음의 평안과 행복뿐만 아니라 기대 이상의 성취감과 그에 따르는 경제적 성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원하는 상태(desired state)입니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인간의 마음은 의식적인 마음(conscious mind)과 무의식적 마음(unconscious mind)으로 구분됩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은 의식적인 마음보다 무의식적인 마음의 작용에 더욱 영향을 받고 있지만, 무의식(잠재의식)에 대한 이해의 깊이가 깊지 않습니다. 그래서 표층구조나 의식의 맥락적 차원에만 경영의 기술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이것이 구성원들을 고통스럽게 만들며 병적 증상을 일으키는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