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영 이야기/탐욕에 대하여

미국사회의 시스템화된 탐욕이 드러나다

미국인들이 탐욕적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그 깊이와 넓이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현재의 금융위기가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한 많은 분석과 처방이 있었는데, 대부분은 기술적인 문제에 치우친 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음에서 보는 인터뷰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첫째, 폰지게임과 같은 방식으로 파생상품을 팔아왔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위험량을 정확히 계산할 수 없을 만큼의 독성이 큰 상품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핑크빛 포장지로 싸서 전세계에 팔았습니다. 신용평가사들의 위험 제로라는 트리플 에이(Triple-A) 딱지까지 붙여서 말입니다. 처음부터 사기를 치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둘째, 월 스트리트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사이에 부정적발당국은 뭘 하고 있었는가? FBI에서는 모기지 상품들의 사기에 의한 부정(fraud) 위험을 경고했으나 부시행정부에서는 실체도 없는 테러와의 전쟁 때문에 FBI의 인력을 보충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이 분야의 전문가들을 테러인력으로 전부 빼돌렸습니다. 더구나 1980년대 수백 개의 저축대부조합(Savings and Loan Associations)이 무너지는 사태를 통해 금융부정의 실태와 원인을 파악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번 위기사태를 예방하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위기는 저축대부조합 위기의 1,000배나 더 큰 위기인데도 말입니다. 테러의 위기보다는 수천 배가 더 크겠죠.

 

셋째, 경찰에서는 그렇다 치더라도, 금융감독당국에서는 도대체 뭘 하고 있었는가? 월 스트리트의 인물들과 감독당국의 책임자들, 그리고 정부의 고위관료들은 서로 회전문 인사를 통해 왔다갔다하고 있기 때문에 사태의 진실을 덮어버리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현재 재무장관 가이트너도 뱅커출신입니다. 가이트너는 뉴욕연준의장으로서 이번 금융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인 모기지 대출과 그 파생상품의 부정판매에 대해 직접적인 감독책임이 있는 사람입니다. 생선가게를 고양이에게 맡긴 꼴입니다.

 

넷째, 감독당국은 AIG사태에서도 보았듯이, 정부보조금이 파산지경에 이른 금융기관 경영자들의 주머니로 고스란히 들어가도록 내버려두었거나 조정했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월 스트리트의 사람들이 서로서로 스크럼을 짜고 '미래의 파국을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로 그들이 저지른 엄청난 부정을 덮어버리려 한다는 것입니다.

 

아래 인터뷰를 보시기 바랍니다.

 

http://www.pbs.org/moyers/journal/04032009/watch.html

 

미국이라는 나라는 탐욕 위에 세운 집과 같습니다. 겉에서는 아주 튼튼해 보이는데, 이번에 살짝 들여다 본 미국의 속내는 정말 더러웠습니다. 제대로 까보면 엄청 나겠지요. 인터뷰에 나온 윌리엄 블랙(William Black) 교수의 말대로 미국에서는 지금 사기꾼들이 얼마나 미친 짓을 하고 있는지, 우리는 언제쯤 알 수 있을까요?

 

파산지경에 이른 금융기관의 경영자들은 이미 천문학적인 보상을 받았으니까요. 이번 사태에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겉에서 보기에는 미국식 경영이 멋있어 보일지 모르지만, 그들은 결국 사기꾼들이었음이 드러났죠. 미국을 건설한 밀수꾼(미국 독립선언의 대부였던 존 핸콕이 밀수꾼이었음)의 후예답습니다.

관련된 글 :

  • 2009/03/04 어째서 탐욕(greed)이 문제란 말인가
  • 2009/03/03 탐욕이 조직화 되다
  • 2009/03/02 탐욕은 좋은 것, 아니 위대한 것
  • 2009/02/27 돈은 인간의 정신을 왜곡한다
  • 2009/02/26 탐욕의 블랙홀에 빠진 월 스트리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