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영 이야기/마음 이야기

경영이란 무엇인가(9)_비전(vision)

경영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비전(vision)이라는 사실에 대해서 이견이 없습니다. <6개의 경영개념> 중에서 최고의 지도이념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만났던 많은 경영자들은 비전(vision)의 문제를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당장 효과가 있는 어떤 처방을 원합니다.

경영자는 조직의 비전/목적/방향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엄밀하게 따지면, 비전/목적/방향은 각기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나는 항상 비전/목적/방향을 하나의 단어처럼 붙여서 씁니다. 비전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상태(desired state)를 말합니다. 목적(purpose)은 왜 그것을 원하고 있는지를 설명한 것으로서 가치관을 포함합니다. 그리고 방향(direction)이란 원하는 것의 지향성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서 여기서 지리산을 등반할 것인지 한라산을 등반할 것인지를 명확히 해 주는 것이 방향이고, 목적이란 왜 골프가 아니고 등반인지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비전이란 산의 정상까지 정복할 것인지 아니면 중간 능선까지 등반하고 말 것인지를 정한 것으로 구성원의 가슴을 뜨겁게 달궈줍니다.

 

비전/목적/방향은 항상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설정하고, 그것을 향해 도전하는 것을 피할 수 없도록 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주알고주알 미세한 것까지 완벽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비전 : 고객을 가장 편안하게 모시는 세계 최고의 호텔(호텔체인),

     목적 : 우리는 인류의 질병과 싸운다(제약회사),

     방향 : 속도, 무경계, 성장(세계 최대의 복합기업)

 

이러한 비전/목적/방향은 구성원들에게는 가슴을 뛰게 하는 요구임과 동시에 조직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자신의 직무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한 일반적인 가이드 역할을 해줍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는 각자의 자율성과 창의성에 맡겨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비전/목적/방향은 조직마다 다 다르게 표현되지만, 나는 그것을 하나의 단어처럼 묶어 씀으로써 조직의 정체성을 명확히 나타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영자는 구성원들이 비전/목적/방향을 향하여 가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하고, 동시에 그것이 구성원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진작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이율배반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비전을 향하여 물샐틈없이 종업원들을 관리해 나가도 될까 말까 한 판에 자율과 창의가 웬 말이냐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비전/목적/방향은 효율성을 최대한 확보하지 않고는 달성할 수 없는 이상(理想)입니다. 여기서 효율성이란 앞서 말한 대로 구성원에게 자율을 부여하고 창의를 기대하는 방식을 전제하지 않으면 나타나지 않는 구성원들의 만족감 또는 성취감입니다. 우리가 이상을 향해 나가려면 반드시 이렇게 해야 합니다.

 

비전/목적/방향이 조직구성원들의 의식과 무의식의 마음 상태를 헤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들의 역량수준과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잘 알아내어 내가 만났던 중견기업의 70대 회장님처럼 종업원들의 마음으로부터 소외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