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혹했던 일제시대에 태어나 식민지 생활을 했습니다. 겪어보지 못한 우리들의 생각보다 일제는 더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리고는 참혹한 전쟁을 겪었습니다. 또다시 독재체제에 항거했던 자식들을 돌봐야 했습니다. 이렇게 한반도의 온갖 풍상을 다 겪으면서도 흔들림 없이 90년을 사셨습니다.
막내 사위인 나는 항상 극진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이제 그 맛깔스런 음식과 그 분위기를 영원히 느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예수는 제자들에게 죽음을 잠든 것으로 가르쳤습니다. 나사로처럼 불현듯 죽음이 닥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장모님은, 하루 일과를 다 마치고 자연스레 잠이라는 휴식에 들어가는 것처럼, 천수를 누리고 2009. 5. 15(금) 오후 고이 잠드셨습니다. 그 흔들림 없는 삶의 자세는 자식들에게 이어져 이 우주에 영원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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