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HC에 대하여


미국에서 대학수준에서 Honors education개념은 1920년대에 시작되었지만,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그러다 1956년 소련의 스푸트니크호 발사에 대한 충격으로 카네기 재단, 미국과학재단(National Science Fund), 교육부(U.S. Office of Education) 등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우수학생을 기르는 Honors education의 모임을 만들었다. 그것이 Inter-University Committee on the Superior Student(ICSS)이다. 하지만 그 유용성에 대한 논란으로 이 모임은 오래가지 않았다. 1965년에는 외부로부터의 자금지원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고등교육에 있어서 수월성을 강조하던 Honors education전문가들, 즉 교수와 행정가들이 모여서 1967 NCHC(National Collegiate Honors Council)를 새로 형성하여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미국 대학의 Honors Program은 그 역사가 비교적 오래된 만큼 서로 다르게 운영하고 있으면서도 매년 전국아너스프로그램협의회(National Collegiate Honors Council, NCHC)에서 컨퍼런스를 통해 그 운영내용이나 방식을 서로 공유하고 있다. 작년의 워싱턴 DC에 이어 이번에는 캔자스시티에서 45주년 연차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출장의 목적

 

미국의 주요 대학에서는 어떻게 Honors Program이 운영되고 있는지, 과학영재들을 어떻게 교육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고, 한양대학교의 Honors Program운영경험을 미국대학의 관련자들과 공유하는 것이 이번 출장의 목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가급적 많은 사람들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려고 했고, 컨설턴트 센터와 라운드테이블에 주제를 정해서 컨설팅과 토의를 할 준비를 해 두었다.

 

 

45 Annual Conference of the NCHC(National Collegiate Honors Council)

 

캔자스시티 공항에 도착해서 캔자스시티라는 도시가 두 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미주리 주의 캔자스시티(Kansas City, MO)와 캔자스 주의 캔자스시티(Kansas City, KS)가 서로 맞붙어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도시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다. 말하자면, 시장(mayor)이 둘이다. 우리는 10 21일 아침 일찍 행사장인 미주리 주에 속한 캔자스시티의 메리옷 다운타운(Merriott Downtown) 호텔로 찾아갔다. 미리 등록을 예약해 두었기 때문에 등록자체는 간단했다.

 

<행사장 입구>

 

<등록 중>

 

우선 간단히 주요 세션구성을 보면 다음과 같다.

 

1.     Beginning in Honors: Honors Program을 도입했거나 하려는 학교의 교수와 행정원들을 위한 코스

2.     Best Honors Program Practices: Honors Program운영경험을 가지고 있는 학교의 교수와 행정원들을 위한 코스

3.     Book Display/Sales: 행사장에다 NCHC에서 발행하는 서적을 전시하면서 판매

4.     City on Text: 도시에 대한 지도와 정보를 가지고 과제를 수행하면서 학습하는 일종의 액션러닝코스

5.     Consultants Center: Honors Program운영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들에 대한 컨설팅코스

6.     Developing in Honors: Honors Program운영과 관련된 여러 경험을 서로 공유하는 코스

7.     Poster Sessions: 학생들의 연구결과를 포스터형식으로 전시하는 Q&A코스

 

수십 개의 코스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 관심 있는 세션을 나누어 참석하기로 하고, 첫째 날은 각자 헤어져 들어갔다. 우리에게 흥미를 끄는 주요 이슈들, 즉 미국대학에서의 Honors의 정의, 프로그램 평가, Honors Program의 공적 인증서 발행문제, Honors Course에 대한 평가, Honors논문 혁신 등의 세션에 참석했다.

 

<주 행사장>

 

이들 세션에 참석하면서, 미국의 일반대학들이 고민하는 Honors Program운영상의 이슈와 우리의 이슈 사이에는 격차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느 대학이든 공부를 잘 해서 그 대학에서 제공하는 보통의 커리큘럼이 너무 쉬워 지루해 하는 유능한 학생들이 있게 마련이다. 이런 학생들을 위해 조금 더 어려운 과정을 개발하여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줌과 동시에 대학 졸업 후에 더 좋은 대학 또는 대학원 진학, 아니면 더 좋은 직업을 가지도록 안내하는 별도의 프로그램으로서 Honors Program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세션 발표장>

 

한양대학교 Honors Program은 조금 다르다. 과학영재들을 선발하고 그들에게 영재성을 생애를 통해 지속적으로 발휘하도록 자극할 수 있는 교육플랫폼(educational platform)을 구축해야 한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그리 많지 않았다.

 

<세션 발표장>

 

둘째 날 오전, 우리는 컨설턴트 센터에 자리를 잡았다. 주제는 “Honors Program for Gifted Students at University Level: Selection and Curriculum”이었다. 한양대학교의 과학영재프로그램인 Honors Program의 운영경험을 전수하고 미국 대학의 Honors Program관련자들과 논의해 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한 사람도 우리를 찾아 주지 않았다. 수천 명의 참석자 중에서 한국에서의 Honors Program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은 없었다. 단 한 명도!

 

<한 사람도 문의해 오는 사람이 없자, 이해원 교수와 김영아 교수가 서로 컨설팅 해 주고 있다.>

 

굳이 이유를 생각해 본다면, NCHC에 참여한 사람들이 영재교육에 관심이 없었거나 한국의 대학교육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컨설팅을 준비해간 김영아 교수는 한 시간이 넘도록 아무도 찾지 않는 카운터에 앉아 손님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둘째 날 오후, “Honors Program in Korea: On Selection and Curriculum”라는 제목의 Round-table Discussions에 좌판을 벌였다. Roundtable에는 빔프로젝터가 없는 데, 이해원 교수는 주최측에다 특별히 부탁하여 빔프로젝터를 설치하고 프리젠테이션을 잘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오전의 컨설턴트 세션과는 달리 학생 3명과 국제교육컨설턴트 1명이 참석했다. 김영아 교수는 네 명을 놓고 한국에서의 Honors Program을 설명했다.

 

<둘째 날 오후의 Roundtable 발표>

 

이런 일에 경험이 많은 이해원 교수가 발표에 많이 거들어 주었다. 1시간10분간 지속된 발표와 토의를 통해 참석자들 모두 기쁜 마음으로 돌아갔다. 미국인들이 한국교육에 대한 관심 자체가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긴 그렇지 않겠는가. 동남아 국가 중에 우리나라에 와서 누가 자기나라의 영재교육에 대해 한국말로 발표한다고 한다면 신기하게 볼진 몰라도, 진지하게 배우거나 논의하려고 하겠는가.

 

둘째 날의 오전 오후, 두 가지 발표행사 때문에 다른 세션을 거의 들어가 보지 못했다. 비행기 스케줄에 따라 오후 발표를 끝으로 곧바로 행사장을 떠나야 했기 때문이다.

 

<행사장 호텔 로비에 모여 토론 중나도 이 세션이 끼어 있었으나 사진 찍느라 빠졌다.>

 

작년 워싱턴 DC에서 열렸던 컨퍼런스와는 달리 이번 컨퍼런스에 참여하는 대학들 중에는 소위 일류대학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이공계로 유명한 MIT, Stanford, Caltech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가 흔히 들어보던 주립대학들은 대부분 참여하지 않았다. 미국의 초일류대학들은 그 자체로서 Honors Program이며, NCHC같은 협회에 참여하여 정보를 공유해야 할 이유가 없을지도 모르며, 설사 참여한다 하더라도 배울 것이 거의 없었을 것이다. 일부 주립대학 교수들이 몇몇 세션에 참여하여 강연이나 토론을 하는 경우는 더러 있었다.

 

<행사장 호텔 밖 전경>

 

혹시 Walla Walla University라고 들어 보았는가? Viterbo University Marquette University? Hillsborough Community College 등의 대학이름은 정말 처음 들어 본다. 이번 컨퍼런스에 참석한 사람들의 출신대학들이다. 이번 출장을 통해 미국에는 그 동안 들어보지도 못한 대학들이 셀 수 없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미끄러운 바위대학(Slippery Rock University)도 있었다. 한양대학교가 이런 대학들과 유사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내용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우리는 과학영재를 어떻게 선발하고, 그들의 영재성을 지속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교수학습환경을 조성해 줄 것인가에 주로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슈들, 즉 과학영재, 영재성, 영재선발, 영재교육 등은 이곳에서 거의 논의되지 않고 있다.

 

NCHC에서는 대학별로 천차만별인 Honors Program의 질적 수준을 어느 정도 통일된 기준으로 인증하려는 노력을 해왔지만, 그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2010 2월에 협의회 이사회에서 대강의 가이드라인만 제공하고 있다. 소위 베스트프랙티스(best practices)들을 모아서 공통분모를 정리한 것인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Honors Program 4년에 걸쳐 수준 높은 교과과정을 제공한다.

     Honors Program honors thesis honors capstone project를 요구한다. 등등

 

학생들이 발표하는 세션과 포스터 발표에 들어가 보았다. 이공계학생들의 발표는 몇몇 있긴 했지만, 그리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대부분 인문사회계 학부생들의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프리젠테이션 연습하는 것처럼 보였다.

 

매년 미국에서 열리는 NCHC 컨퍼런스가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측면을 찾자면, Honors Program의 명확한 비전과 사명을 규명하고, 이를 위해서 조직구조와 시스템에서 어떻게 구현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런 구조와 시스템을 어떻게 문서화하고, 행정조직의 의사소통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한가지를 더 든다면, Honors Program 담당자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혹시라도 HP학생들의 해외학습 및 인턴십 교환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결론을 대신하여

 

스탠포드대학교와 UTD에서 본 미국의 대학들은 혁신적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대학의 책임자들이 문자 그대로 변화와 혁신에 대해 목말라 하고 있었다. 그들은 연구, 교육, 비즈니스의 삼각편대가 삼위일체로 움직이도록 힘쓰고 있었다. 특히 이공계는 철저히 실용주의적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전통이 있는 대학은 전통의 권위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경영의 모토로 삼고 연구와 교육을 혁신하려고 한다. 신생 대학의 경영진은 비즈니스 마인드로 무장되어 있었다. 어떻게든지 좋은 학생들을 세계에서 유치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고, 학생과 학부모를 고객으로 대하는 자세가 분명하다. UTD 부총장이 우리에게 한 말이 아직 남아있다. “창의성은 다양성을 통해 이루어진다. 하지만, 고객이 없는 창의성은 무의미하다.”

 

미국의 컨퍼런스에 참석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컨퍼런스가 곧 비즈니스라는 생각이다. 정보 교환을 통한 트렌드 파악과 네트워킹이 이루어지고 그 속에서 비즈니스가 태동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컨퍼런스 참석은 그 의미가 크다.

 

하지만, 한양대학교의 Honors Program은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가치창조를 위한 미래지향적이고 창의적인 글로벌 과학기술리더를 양성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Honors Program을 과학영재들을 위한 특화교육프로그램이라고 부른다. 성적 좋은 학생들을 모아서 그들에게 더 많은 과제를 부과하여 Honors학생이라는 인증을 붙여 졸업시키는 미국의 3~4류 대학들의 Honors Program이 한양대학교 Honors Program수준에서 어울리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


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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