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우연히 2009년 가을학기부터 한양대학교 Honors Program의 연구교수/특임교수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Honors Program은 과학기술분야에 영재성이 있는 대학생들을 선발해서 가르치는 특화된 교육프로그램이었다. 영재교육에 관한 기존의 문헌들을 훑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과정에서 영재성(giftedness)의 개념과 영재교육, 그리고 우리나라 교육계의 행태에 대해 경험할 수 있었다. 주로 미국계 교육학자들의 영재성 개념과 교육철학이 우리나라의 교육계와 교육학계를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예를 들어, 영재교육에서는 렌줄리(Joseph Renzulli, 1936~) 교수의 세 고리 모형(three-ring model of giftedness)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영재성이란 평균 이상의 지능, 창조성, 과제집착력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상호작용하여 탁월한 성과를 내는 특성을 의미한다. 이 이론은 영재성의 변별과 개발에 막대한 영향을 주었다. 국내에서 발행된 대부분의 문헌은 이런 개념들을 이리저리 변형한 것들이었다. 특히 교육관련 연구기관에서 발행된 영재관련 논문에는 대부분 렌줄리를 인용하고 있었다. 심하게 말하면, 렌줄리를 마치 대부로 모시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는 렌줄리 이론을 마치 성서의 말씀처럼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런 문헌들을 읽으면 읽을수록 오히려 더 큰 의문이 생겨났다. 렌줄리 이론은 마치 고운 밀가루, 깨끗한 물, 적당한 양의 효소, 이 세 가지를 뒤섞어 일정한 온도에 노출시키면 빵이 된다는 것과 같은 너무나 뻔한 설명이 아닌가? 나도 그 정도는 충분히 말할 수 있다. 렌줄리는 영재성의 현상을 설명할 뿐 그 원인과 과정을 전혀 설명하지 못한다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교육계의 더 큰 문제는 미국의 행태를 그대로 모방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미국에서는 일반학생과 별도로 영재아동들을 가르치는 영재교육이 보편화되어 있고, 이들에 대해 특별히 지원하고 있다. 이런 행태를 거의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우리나라 교육계는 영재교육프로그램을 활성화하기 위해 영재학교, 과학고등학교, 외국어고등학교와 같은 특목고와 자립형 사립고 등을 만들어 영재성이 있는 학생들을 별도로 가르치고 있다. 교육기관을 피라미드형으로 수직계열화시킨 것이다. 이 피라미드의 정점에 있는 학교에 들어가면 출세의 가능성이 높아지도록 만든 것이다.


 

과학고 출신학생들을 면접하면서 알게 된 사실에 나는 충격을 받았다. 수학, 물리, 화학 등 과학문제를 잘 풀지는 모르지만, 역사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당나라가 뭔지도 모르고 있었고, 조선족이 왜 중국에 많이 살게 되었는지에 대한 단순한 지식조차 없다는 사실에 놀랐다. 과학고가 역사에 대해 무지한 애들을 양산하고 있었다.


 

과학에는 국경이 없지만 과학자에게는 국경이 있는 법이다. 역사를 모르면 현재와 미래를 알 수 없다. 국고로 운영되는 과학고가 학생들을 닭장과 같은 환경에서 기숙시키면서 가르친다는 사실도 알았다. 과학지식, 그것도 문제풀이를 잘하는 기능인을 만들어서 대학으로 내보내고 있었다. 지금도 변함이 없으리라.


 

더구나 학부모들은 자녀가 영재성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사교육에 몰입하는 경우도 있다. 강남에는 영재성을 길러주는 학원도 성업 중이다.


 

이런 행태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영재교육에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이 무엇인지 나에게 조금씩 선명해졌다.

 

첫째, 교육계에 영재성을 변별하여 가르치는 행위에 대한 철학적 사유가 결여되어 있었다. 나는 영재아를 사회발전의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보는 자원관점(resource-based view)으로 접근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영재아를 한 인간으로서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에서 행복을 추구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정상적인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었다. 영재아동들, 정확히는 그 부모들이 자식을 출세시켜야 한다는 강렬한 욕망과 교육계의 무비판적인 미국식 영재교육시스템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어리석은 믿음을 나는 크게 염려하고 있었다.

 

둘째, 렌줄리 수준의 영재성 개념은 사실상 영재교육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밀가루, , 효소가 있다면 누구나 빵을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영재성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 즉 평균 이상의 지능, 창의성, 과제집착력은 그냥 아이들에게 타고난 것이지, 그것을 교육시켜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지능지수가 교육시킨다고 높아지는가? 창의성은? 과제집착력은? 이런 것은 교육시켜서 될 일이 아닌 타고난 특질(traits) 같은 것이다. 그런데 영재교육을 따로 시킨다? 내가 우리 애들을 키우면서 그리고 많은 학생들을 만나 관찰하면서, 영재성은 타고나는 것이지 후천적으로 개발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직감하고 있었다. 이 말은 영재성을 발휘하도록 하는 교육환경이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가 아니다. 영재성이라는 씨앗이 있더라도 환경 때문에 씨앗이 자라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문제는 영재아동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하는가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는 말이다.

 

셋째, 영재성 또는 재능은 도대체 누구의 것인가에 관한 근본적이고도 사회적인 논의가 없다는 점이다. 소위 영재성이 있는 유능한 학생들을 몇 년간 관찰한 결과 대부분 자신의 개인적 이득이나 출세를 위한 이기적 욕망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래서는 곤란하다. 이 역사 속에서 우연히 그런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을 뿐 그 재능을 가지기 위해 자신들이 특별히 노력한 것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런 재능이야말로 공공의 것으로 간주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넷째, 영재성이 있다는 이유 때문에 그들을 별도로 가르쳐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영재교육을 받아 성인이 된 사람들 중에 정말 위대한 업적을 낸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얼핏 보더라도 아인슈타인, 리차드 파인만, 스티브 잡스, 아브라함 링컨, 마하트마 간디 등 뛰어난 영재들은 영재교육을 따로 받은 적이 없다. 많은 나라에서 영재교육을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영재성이 있는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평범한 아이들과 섞여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자신의 재능으로 평범한 친구들을 돕는 것에서 유대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말 영재성이 있다면 성인이 되어서 자신의 분야에서 영재성을 발휘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영재교육에 특별히 더 많이 투자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다섯째, 교육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다. 아이들이 타고난 재능을 맘껏 발현할 수 있도록 개별맞춤형 교육을 지향한다면 굳이 영재아동을 별도로 가르쳐야 할 필요가 없다. 교육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유럽국가에서는 영재교육을 별도로 시키는 것을 오히려 금기시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여섯째, 교육부, 한국교육개발원, 한국과학창의재단 등의 정부기관이 주최하는 세미나에 나가 토론을 해보면, 교육의 본질이나 교육철학에 관해 언급하지 않는다. 그들은 미국에서는 어떻게 하는가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학영재교육의 일단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고민스러웠다. 교육부, 한국과학창의재단, 한국교육개발원과 같은 정부기관에서는 영재교육에 관한 기본방향이 정해졌기 때문에 다른 의견이나 논의를 꺼리고 있었다.


 

토론하고 싶은 주제를 정리해보자면 이렇다.


1. 영재성이란 개념은 무엇인가?

2. 영재성이란 교육을 통해 개발되는 것인가 아니면 타고나는 것인가?

3. 영재성이 교육을 통해 개발되는 것이라면 특정한 소수만 개발되고 다른 아이들은 개발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4. 영재성이 타고나는 것이라면 교육하지 않아도 일정한 환경에 이르면 영재성은 발휘될 수 있는 것 아닌가?

5. 알버트 아인슈타인리차드 파인만마르셀 푸르스트버지니아 울프와 같은 천재들은 영재교육을 특별히 받은 적이 없다이 사실은 영재성은 영재교육을 통해 드러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 아닌가?

6. 영재성은 특정인에게 귀속되는 것인가 사회적 자산으로 공유해야 할 그 무엇인가?

7. 교육이란 타고난 재능을 맘껏 발현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므로 학교교육이 정상화되면 별도의 영재교육이 필요 없게 될 것 아닌가?

8. 철학은 현실을 구속하기 마련인데어째서 교육에 관한 철학적 사유에 대해서는 아무도 언급하지 않는가?.

 


 

그러나 이런 주제들을 속 시원히 토론할 수 있는 교육학자나 전문가도 없었다. 혼자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관련된 문헌들을 찾아 읽었지만 만족할 수 없었다.



다브로프스키의 생애와 이론을 소개한 책


 

그렇게 고민이 깊어가던 중, 한양대학교에서 전문상담가이자 영재교육학자인 김영아 교수를 만났다. 이런 저런 고민들을 나누는 와중에 다브로프스키(Kazimierz Dabrowski, 1902~1980)라는 인물을 알게 되었다. 김 교수가 다브로프스키의 "긍정적 비통합 이론"(Theory of Positive Disintegration, TPD)에 대한 실증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연구실에서 밤늦게까지 토론하기도 했다.



나는 2010년 봄에 다브로프스키의 이론을 만났다. 그 후로 교육에 대한 나의 생각에 많은 진전이 있었다.


 

이 때부터 다브로프스키에 관한 문헌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그 동안 내가 가지고 있는 의문의 대부분이 풀렸다. TPD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다브로프스키의 이론은 렌줄리의 이론과 달리 나의 지난날들을 돌아보게 만들었고, 인간이 성숙해진다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게 해 주었다. 영재성의 개념도 명확해졌다.


 

영재성이란 곧 과흥분성(Overexcitability)이라는 것이다. 보통의 자극에도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곧 영재성이라고 개념화했다. 놀라운 통찰이 아닌가? 나는 냄새에 민감하다. 나는 된장국을 좋아하지만, 집안에서 된장냄새가 나는 것은 싫어한다. 여름철 걸레 썩는 냄새는 특히 싫어한다. 그러나 아내는 냄새에 비교적 무덤덤하다. 하지만 나는 맛에는 그리 민감하지 않다. 밥상에 올라온 것은 뭐든지 잘 먹는다. 맛집을 찾아다니지도 않는다. 그런 점에서 아내와는 정반대다. 쉽게 말해서, 나는 냄새에 영재성, 즉 민감성이 있다고 할 수 있고, 아내는 맛의 분별에 영재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어떤 아이는 물리와 수학에 흥분하고, 다른 아이는 그림에 흥분한다.


 

어떤 평범한 자극에도 흥분한다는 것은 곧 그것에 남다른 민감성을 보인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특정한 대상에 노출되었을 때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인다. 그것은 아마도 서로 다른 재능을 타고났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환경적 경험들이 쌓여서 성격적 특성이 드러나며 인격적 성숙이 일어난다. 이런 과정을 상세히 연구한 사람이 바로 다브로프스키였다. 그는 이미 고인이 되었지만, 그의 이론은 제자들에 의해 이어지고 있다. 그 제자의 한 사람이 바로 샐 멘달리오(Sal Mendaglio)였다. 그는 지금 캐나다 캘거리대학교의 사범대학 교수로 있다.



2010년 8월3일 캘거리대학교 사범대학의 샐 멘달리오 교수 인터뷰를 마치고...


 

마침 20108월 여름휴가를 캘거리에서 보내게 되었는데, 그곳에 간 김에 멘달리오 교수를 만나서 면담내용을 비디오로 찍기도 했다. 그에게서 다브로프스키의 이론이 렌줄리의 이론과는 어떻게 다른지, 경영학에서 많이 인용하고 있는 매슬로우(Abraham Maslow, 1908~1970)의 이론과는 또 어떻게 다른지 등등 영재교육에 대해 많은 이슈들을 질문했었다. 30분 정도 예정했었는데, 1시간 반이나 걸렸다. 그 내용을 정리해서 블로깅하려고 했지만, 아직 여유를 찾지 못했다. 나중에 정리해서 올릴 예정이다.



지난 7월에 샐 멘달리오 교수가 편집한 책을 김영아 교수가 직접 번역하여 출간한 책을 보내주었다. 

번역도 아주 매끄럽고 잘 읽힌다.


 

아무튼, 지난 7월에 김영아 교수가 Dabrowski's Theory of Positive Disintegration(Sal Mendaglio, Ph.D., Editor, Great Potential Press 2008)을 번역하여 출간한 책을 선물로 보내왔다. 그 동안 외부 강연 때문에 지금에서야 다시 읽고 있다. 감동이 새롭다. 이 글의 독자라면, 그리고 아이들의 교육과 인생의 성숙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한번쯤 읽어보시길 권한다.

 

 

 

 

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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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황유신 2017.04.15 19: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교수님이 성취예측모형에서 나누고자했던 내용에 100%공감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영재성을 비판적 사고없이 그대로 받아서 우리나라에 적용시킨 점, 그 결과로 사회성이 떨어지고 영재성을 사유화하고 이타적 공유를 만들지 않은 우리사회와 이기적인 부모들에게 경종을 울렸으면 합니다
    분석적 개념적 사고가 제한받고, 무비판적으로 권위주위에 짖눌릴 사회구조를 볼 때마다 저 또한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이번 공부를 통해 나름데로 제 위치에서 대안적 방안을 찾아보고자합니다
    감사합니다

    • 최동석 경영연구소 2017.04.16 09: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황유신 선생님, 벌써 들어와 읽어보셨군요. 영재성의 개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영재성의 개념을 더 깊이 공부하면 사회와 세계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답니다. 우리 워크숍에서
      시간이 된다면 더 공부할 수 있을 텐데요. 워크숍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서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번 워크숍이 좋은 학습의 기회가 되시길...

  2. 이경미 2017.04.16 11: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재성에 대해 많은 고민과 의문을 가지시면서 발전시키신 교수님의 연구 과정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APM 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에서 이 역량이 갖고 있는 의미를 크게는 국가적,사회적인 환경에서도 반드시 적용되어야 하며 작게는 저 개인적으로 또한 저의 가정적으로도 적용을 해야하겠구나~ 라는 깨우침을 갖게 하는 좋은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피곤하시다고 하시니 맘이 좀 아프지만 이렇게 배움의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

    • 최동석 경영연구소 2017.04.16 15: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경미 선생님이 두번째로 숙제를 하셨군요. 감사합니다.

      저에게는 건강이 항상 문제입니다. 풀로 해붙인 육체라서 그런가봅니다. 건강해지겠지요.

      배울 때는 조금 힘들더라도 APM을 몸으로 잘 익혀두시면 인간과 세상을 보는 데 큰 도움이 되실 겁니다. 배우는 노력을 조금 필요로 한다는 점에 단점이 있긴 합니다... 즐거운 시간 되시길...

  3. 정미숙 2017.04.17 23: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이론을 배우며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로 주변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어가는것 같습니다. 추천해주신 서적도 바로 구매했습니다. 열심히 읽고 육아에 많이 참고 하겠습니다. 다섯시간의 긴 강의 시간이 전혀 힘들고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참 흥미로운 수업입니다. 교수님께 감사드리며 마지막 수업까지도 잘 부탁드립니다^^

    • 최동석 경영연구소 2017.04.20 06: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세번째 댓글이네요. 샐 멘달리오 교수의 책도 한 번쯤 읽어보면 영재성 이해에 큰 도움이 되실 겁니다. 육아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수업에 흥미가 있다니 다행입니다. 토요일 뵙죠....

  4. 정광수 2017.04.18 14: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을 읽어보니 수업시간에 들었던 설명들이 명확하게 자리잡는거 같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토요일에 뵙겠습니다.^^

    • 최동석 경영연구소 2017.04.20 06: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번째 댓글이군요. 영재성만 가지고도 많은 시간 얘기를 할 수 있는데요. 시간이 많지 않아 개념만 살피고 넘어가는 아쉬움이 있죠. 영재성에 대해서는 이제 책을 보면서 추가적으로 더 공부하실 수 있을 겁니다.

  5. 주선 2017.04.19 16: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생각하는 영재교육은 매우 부정적입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10년(?)전 부터인가 학교현장에서 영재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영재반을 맡은 교사들에게는 승진 가산점도 주어서 승진하고자 하는 교사들간에 미묘한 다툼도 있습니다. 초등 영재반에서 하는 탐구대회 프로그램을 보면 아이 혼자서 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이 많습니다. 관심과 의욕이 많은 학부모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야만 성과를 올립니다. 특출나게 잘 하는 아이는 교육청 영재반에서 공부합니다.. 교육청 영재반에서 뒤떨어지지 않으려면 사교육 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초등5학년부터 과학고를 가기 위한 학원에서의 공부가 시작 되지요. 그런 아이들이 중학교에 가서는 공부는 학원에서 하고 학교는 부족한 잠을 자러 급식 먹으러 올 뿐 입니다. 그렇게 해서 제 아들의 친구는 2017년에 북과학고에 입학했어요. 학원에서 만들어 주는 영재교육. 뭔가 잘 못 되어도 한참 잘못 되었지요.

    혁신학교에서 5년 동안 근무하면서 아이들의 다중지능을 고려한 다양한 교육활동을 통해 교사와 학생이 성장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교사 개인의 역량과 학교장이 바뀌면 학교 문화가 바뀌는 문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동료교사들과의 집단지성을 경험한 교사들이 많아지고 있으니 그 곳에서 작은 희망을 봅니다.

    • 최동석 경영연구소 2017.04.20 06: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다섯 번째 댓글이군요. 정말이지 우리나라 교육 개판입니다. 혁신학교가 잘 되는 곳도 있고 잘 안 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교육을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좋을지 않을 수 없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깨어 있는 선생님들이 교육계에는 곳곳에 있어서 다행입니다. 토요일에 뵙죠.

  6. 윤국한 2017.04.19 18: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떤 댓글을 달아야 할까 하고 고민하다가 교수님께서 글 중에 제기하신 여덟가지의 문제에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APM에서 영재성은 과흥분성으로 정리하면 이해가 좋은 것 같습니다.
    렌줄리의 세고리 이론은 엄격한 정의로는 제게도 와닿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어떤 사람 혹은 업적에대하여 영재성이 있다고 생각하느냐에 대한 상식적인 대답같습니다.

    저는 영재성이 타고난다 혹은 개발된다, 둘 중 하나로 단정짓기에는 인간의 출생 후 노출 이후로부터 성장기간 본인의 몸과 정신이 외부와 겪는 사건이 워낙 다차원적이고 변화무쌍하여 신비에 가깝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그 신비를 다 헤쳐 알지 못하기 때문에 사실이 어떠하다 하고 단정짓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타고난다 식의 조작적으로 정의가 앞으로 이 문제를 다루는 데 편리하다는 생각입니다.

    사람은 타인이 나서서 개발해 줄 수 없습니다.
    Develop라는 단어, 개발하다가 타동사로 쓰이고는 있지만 어쨌든 이것은 생명에 한해서는 자동사임은 분명합니다. 가장 수동적인 생명체인 식물을 개발하기 위해서(꽃피우기 위해서) 사람이 무척 애를 쓸 수는 있지만 그러나 그 식물은 스스로 피어야 하고 사람은 때를 기다려야 합니다. 환경조성은 가능하지만 그리고 그것으로 정확하게 원하는 때에 식물을 개발"시킬" 수는 있겠지만 스스로 피는 그 시간을 개입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훌륭한 농부라도, 열매를 얻거나 꽃을 피우는 데 능수능란한 농부라도, 오히려 그러한 이일수록 생명에 대한 경이감을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결국 스스로 피게 해야 하는 것인바, 개도 아닌 사람은 절대적으로 스스로가 개발할수밖에 없습니다. 그저 환경, 교육환경이 잘 받쳐주는가를 확인할 밖에.

    영재성이 사회적 자산인가에 대하서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이 자기 안에서 분출하는 에너지를 시원하고 즐겁게 분출하는 사회가 되고 우리 모두는 그것을 즐겁게 바라보고 누리는, 감상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교육이 정상화된다면, 아이의 재능을 누군가가 개발하는 게 아니라, 분위기만 조성하고 스스로 피어나기를 기다리는 교육사회가 건설된다면 별도의 영재교육은 필요없다고 봅니다. 억압적인 사회일수록 사회적으로 환영받지 못하는 영재도 태어나는 게 당연하다는 사실이 현실로 증명되고 있으니만큼, 사회구조의 인간적 대변환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생각이 많아서 쓰긴 했는데 눈이 아파서 이쯤에서 기나긴 댓글을 놓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최동석 경영연구소 2017.04.20 06: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여섯 번째...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정말 놀랍습니다. 누가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다들 알아서 잘 크죠. 저도 약골이라서 가끔 의사의 신세를 지곤 합니다만, 치료와 치유는 의사가 하는 게 아니라 저 자신의 육체가 스스로 치유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환경조건을 정비해주면 다들 스스로 알아서 성장하고 스스로 알아서 치유하는 자연의 놀라운 자생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교육도 아이들에게 지식을 쑤셔넣은 것이 아니라(물론 어느 정도의 지식전수 필요하긴 하지만) 교육에 필요한 환경조건을 세팅하는 것으로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토요일에 뵈요.

  7. 윤진 2017.04.21 15: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동안 막혀 있었던 고민들을 뻥뚫어주는 글입니다.
    제가 학교현장에 있으면서 접한 영재교육에 대한 생각을 써보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숙제를 했다는 사실도 기억해주세요.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나는 실제로 영재교육이라고 이름 붙여진 수업은 많이 볼 수 있었지만 그 곳에서 영재를 만난 적은 한 번도 없다. 현재 공식적으로 이름 붙여진 영재교육은 주로 고등학교에서 중학생을 대상으로, 대학교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주로 주말과 방학을 통해 이루어진다. 내 아이는 특별하길 바라는 부모 욕심(솔직히 말해서 그 아이를 통해서 나의 욕망이나 욕구를 해소하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각종 가산점이나 연구비 등 학교와 관계자들의 필요, 경쟁과 계급화, 빨리빨리 문화를 당연히 여기고 그것을 잘 이용하고 있는 대한민국에 의해서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영재교육을 받고 있는 아이들이 진짜 영재성이 있는 아이들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주중에 학교, 학원에 내내 시달리다가 주말, 방학까지 건물에 갇혀 7~8시간씩 이루어지는 수업을 보면서 있던 영재성도 사라지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에서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영재 교육? 학원의 공식화, 고급화 버전이다. 그 곳에는 어른들의 욕구와 필요에 의해 희생되는 아이들이 있을 뿐이다. 과학고, 외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 최동석 경영연구소 2017.04.21 16: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곱 번째,

      윤진 선생은 현직에 있으니까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영재교육의 실태와 그 문제점을 훨씬 더 피부로 느낄 수 있겠네요.

      정말 큰 일이지요. 학교를 서열화, 계급화하여 높은 서열에 든 학교를 들어가면 일생이 보장되는 방식으로 사회가 구조화 되었으니, 마땅히 충분히 놀고 사회성을 길러야 할 나이에 소위 '공부'에 찌들어가고 있으니까요...

      아무쪼록 이런 상황에 젊은 세대에 끝나기를 바랍니다.... 토요일 뵈요.

  8. 김혜경 2017.04.22 01: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영재는 타고나는 것이고 특별한 교육을 통해 드러나는 것이 아니며, 사회적 공동 자산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학교 교육이 정상화 되면 그 재능이 맘껏 발현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교육에 관한 철학적 사유를 어떻게 언급할 것인가? 저는 의외로 그 문을 여는 열쇠는 간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다름”에 대한 철학적 인식을 사회 모든 구성원에게 교육시키는 것입니다. ( 우리는 다수의 아이들과 달리 특별한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에게 “유난스러운 아이”, “까탈스러운 아이”라고 합니다. )
    철학은 어려운 논리나 언어로 교육하기 보다는 내 삶에서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해야 합니다. 그러한 면에서 미디어는 사람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도구임에 틀림 없습니다. 그 중에서도 팟캐스트는 형식과 내용면에서 여러 형태로 “다름”을 표현하고 이해시킬 수 있는 훌륭한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냄새에 민감한 아이(사람)를 주제로 꽁트, 에피소드, 드라마 등등의 형식으로 사람들에게 다름을 이해시키고 애환을 알려주면 어느새 그 아이(사람)는 그냥 다르구나 라는 것이 이해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식으로 여러 다양한 “다름”을 하나씩 보여준다면 교육현장까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타고난 재능을 맘껏 발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나라도 여러 분야에서 협동조합이 조직되어 활동 중에 있습니다. 이제는 각 협동조합끼리도 공동의 목표를 정하고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활동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미디어 도구로써 국민TV가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우리의 고민을 풀어줄 수 있는 조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최동석 경영연구소 2017.04.22 10: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여덟 번째,

      좋은 댓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가 협동조합의 나라로 성장했으면 하는 간절함이 있습니다. 그래야 시민들 스스로 정부에 기대지 않고도 복지국가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곧 뵙지요.

  9. 김형곤 2017.04.22 03: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소개해 주신 책도 꼭 읽어보려고 합니다.
    저는 다른 것보다도 개인에게 주어진 재능이 우연의 산물이므로 사회적 자산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도 재능의 차이로 인한 사회, 경제적 우열을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공동체'라는 의식이 희박한 이 사회에서 이러한 생각이 얼마나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라는 회의감도 들기도 합니다.

    각자 깨어있는 시민이 되어 공동체를 회복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 최동석 경영연구소 2017.04.22 10: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홉 번째 댓글....

      사회적 시장경제, 사회적 경제, 이것을 줄여서 사회경제라고 하는데요. 이 사회경제를 실현할 수 있으려면, 인간과 조직과 사회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이런 새로운 관점을 학교에서부터 가르쳐야 하구요. 곧 뵙겠습니다.

  10. 2017.04.22 11: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1. 오세광 2017.04.22 14: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재아를 사회발전의 자원으로 보는것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한 인간으로는 보는 것"과 "영재성 혹은 재능이 근본적으로 누구의 것 인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없는 점, 특별한 노력없이 가지고 타고난 것임으로 공공의 것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라는 지점들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그래서 박지성 선수에 한 사례가 생각났습니다.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맨유 선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 맨유의 선수로 컨디션이 좋아서 실력발휘하는가 싶다가 국가대표 대항전을 위해 한국에서 경기를 치루고 나면, 다시 경기력이 떨어지곤 했습니다. 조금 찾아보니, 비행기를 장시간 타고타면 무릎에 물이 차서, 그것을 치료하고 다시 경기력을 끌어오리려면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 때 그가 국가대표 경기를 위해 한국에 오는 것과 맨유의 선수로 좋은 경기력으로 활약할 수 있는 것이 서로 대립적인 관계가 될 때 어떻게 보아야 할 지 어려웠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일 때, 박지성이라는 축구를 잘하는 스타플레이어가 있을 때, 그를 사회의 자원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리고 그가 자유롭고, 평등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데 어떤 방법이 좋을지? 즉, 그의 경기력의 대한 평가하기에 있어서, 그의 영재성을 근본적으로 어떻게 바라볼 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만약 그의 재능을 공공의 것으로 보아, 국가대표 대항전에 참여해야하는 상황이었다고 할지라도 그의 맨유선수로서 경기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사회적으로 논의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선생님께서 제시해주신 첫번째 시각과 세번째 시각으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2. 정예진 2018.01.26 12: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첫째 셋째 문제가 서로 모순되네요, 영재성을 공공의 소유로 하면서 영재가 행복한 사람이 되도록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