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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이야기

철학적 사유와 시스템적 치유(1)

철학적 사유와 시스템적 치유(1)

 

시작하며

 

2014년 한 해는 주로 경영학을 위한 철학적 사유를 주제로 강연해왔다. 금년 한 해는 주로 철학적 사유를 기반으로 경영을 시스템적으로 치유하는 방법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201524()~5() 12일간 대우조선해양 신임 수석위원들과 함께 인간존중의 리더십 - 철학적 사유와 시스템적 치유라는 주제로 워크숍을 진행했다.

 




 

경영에 관한 철학적 사유의 핵심은, 인간은 영혼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려는 실존적 존재라고 이해한다는 점이다. 진선미(眞善美)를 분별하여 실천하려는 정신적 토대가 인간에게 생명이 있음을 알려준다. 이런 생명은 인간이 자기 자신에 대해 반성적 성찰을 하도록 인도한다. 쇠얀 키에르케고르의 말대로 인간은 정신이고 자기다. 자기는 영혼의 능력이고, 실존이고, 생명이다.

 

모든 인간은 실존적으로 평등하지만, 현실세계를 보면 기능적으로 불평등하다. 경영에서 인사조직(Personnel and Organization)의 경영/리더십이라는 기능이 존재하는 이유는 실존적 평등과 기능적 불평등을 조화시키라는 하늘의 명령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철학적 사유와 리더십의 본질

 

철학적 사유에서 논의한 모든 내용을 종합하면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인간존중의 원칙, 토론과 합의의 원칙이라는 두 가지를 시스템적 치유가 가능하도록 환경조건을 정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리더십이란 관계를 통해서 타인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리더십은 다른 사람을 이끄는 어떤 것이 아니다. 리더십은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고 지시하고 명령하는 행위가 아니다. 리더십은 구성원이 가지고 태어난 재능 또는 잠재력을 맘껏 발현할 수 있도록 환경조건을 정비하는 행위를 말한다.

 

다시 말하면, 리더십은 영혼의 능력을 맘껏 발현하려는 실존하는 인간에게 자신의 잠재력을 맘껏 발현하도록 환경조건을 정비하는 행위를 말한다. 철학적 사유를 통해 시스템적 치유를 감행하는 것을 리더십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 인간존중의 원칙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시스템적 치유는 피라미드형 계급조직을 가급적 수평조직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현실의 기업조직에서 계급을 없앨 수는 없다. 다만, 계급은 역할과 책임의 크기로 규정함으로써 계급의 높낮이가 명령과 통제, 억압과 착취의 이데올로기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계급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개념은 보충성(subsidiarity)이다.

 

보충성의 개념은 본래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관계를 나타내는 정치학 용어이지만, 기업의 조직구조설계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모든 일은 주정부가 자치적으로 해결해야 하지만, 주정부가 할 수 없는 외교, 국방, SOC 등과 같은 사업들은 연방정부가 책임을 지고 보충하는 원리를 말한다. 보충성의 원리는 역할과 책임이 큰 조직에서 역할과 책임이 작은 조직을 도와야 하는 원리이며 지시명령하거나 억압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역할과 책임이 큰 지위에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는 사람의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둘째, 토론과 합의의 원칙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시스템적 치유는 집단지성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위직에게 반대할 수 있는 권리 또는 다른 의견을 낼 의무(obligation to dissent)를 부여하는 것이다. 계급적 우열이 존재하는 집단에서는 합리적 토론이 불가능하다그렇다고 계급을 없앨 수도 없기 때문에 역할과 책임이 작은 사람에게는 다른 의견 또는 반대의견을 낼 수 있는 권리와 의무를 부여함으로써 계급적 우열의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 군대와 맥킨지(McKinsey & Company)와 같은 글로벌 컨설팅회사에서는 병사들이나 컨설턴트들이 상관이나 매니저에게 반대할 수 있는 의무를 부여함으로써 합리적 토론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사실 서유럽의 전통에서는 불합리하거나 비도덕적인 경우에는 내부고발이 일어나고, 이를 철저히 보호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 조직문화 속에서 일방적인 지시와 명령은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 (다음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