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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기록/에세이

오바마에게라도 기대하는 것

언론은 오바마 당선자가 급히 해결해야 할 것으로 다음과 같은 과제를 들었습니다.

금융위기의 해결
중산층 구제
자동차 산업 살리기

물론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정운영의 철학을 정립하는 것입니다. 꿈도 철학도 없이 갈팡질팡하는 것을 보다가, 이제는 오바마에게라도 기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오바마의 당선에 열광하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이런 바람이 있을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단기해결과제들은 사실 잘못된 국정철학이나 이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당연히 철학을 정립하는 것을 우선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근본적인 비전/목적/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은 개인이든 작은 조직이든 국가든 마찬가지입니다. 오바마의 당선연설을 보니 문제의 핵심을 잘 이해하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오바마는 부시 정권이 그 동안 애써왔던 것이 어떤 철학에 근거하고 있는지 반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기적이고도 잔인한 부시는 임기 중에 수많은 일들을 하느라 세계인을 향하여 엄청난 힘(권력)과 에너지를 썼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어처구니 없는 전쟁을 일으켰고, 부익부빈익빈의 악순환 고리는 더욱 고착되었습니다. 화려한 구호로 포장한 정책들은 외려 서민용 의료보험 시스템을 더 악화시켰습니다. 미국이 자랑하던 금융시스템의 본고장인 월 스트리트는 탐욕과 불신, 불법과 배신의 본고장이 되었습니다. 중산층은 무너지고 있습니다. 많은 서민들이 자녀의 대학 학자금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미국인들이 당하는 고통이야 그들이 뽑은 대통령이 잘못한 것이니까 그렇다고 해도, 미국 때문에 당하는 다른 나라 사람들은 어디에 호소해야 할까요?

 

인간의 생각은 항상 이렇게 잘못될 수 있습니다. 미국은 그 동안 잘못된 정신이 잘못된 기계를 잘못된 연료로 운전해 왔습니다. 이 사실을 이제서야 알게 된 것이죠.

 

그래서 20세기가 낳은 위대한 기독교변증가 씨 에스 루이스(C. S. Lewis, 1898~1963)는 이미 반세기 전에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인간은 엄청난 에너지를 썼습니다. 여러 문명을 건설했습니다. 훌륭한 제도들을 고안했습니다. 그러나 매번 무언가가 잘못되었습니다. 언제나 몇 가지 치명적인 결함 때문에 이기적이고 잔인한 인간들이 우두머리가 되었고, 모든 것을 비참한 파멸로 몰고 갔습니다. 사실상 이 기계는 망가졌습니다. 출발은 잘한 것 같았고, 처음 얼마간은 제대로 가는 것 같았지만 곧 고장이 나버렸습니다. 인간은 잘못된 연료를 넣고 달리려 하고 있습니다. 


오바마는 부시의 잘못된 정신과 시스템을 반성 없이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치명적 결함이 무엇인지 반성해야 합니다. 반성 없는 인간은 짐승이 됩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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