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의 기록

태터캠프에 다녀와서

블로그를 제대로 하려고 맘 먹은 사람이라면 태터캠프(TatterCamp)가 무슨 말인지 알 것입니다. 오늘 서울 강남파이낸스센터 22층 구글코리아의 강당 집현전에서 티스토리와 텍스트큐브를 쓰고 있는 블로거를 상대로 캠프가 열렸습니다. 거리도 멀지 않았고, 주말에 시간을 낼 수 있어서 미리 참가신청을 해두었습니다. 부산과 광주에서도 올라온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열정이 있는 사람들


지금은 이 블로그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작년 10월 처음 제대로 된 블로그를 만들려고 시도할 때만 해도 참 갑갑했습니다. 어디다 물어볼 데도 없고, 다른 블로거에 메일로 물어보면 답변은 그냥 그렇게 하면 된다고 하는 대답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냥 그렇게 하면 내가 기대했던 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시행착오를 거치고 망가뜨리길 여러 차례.

 

자기 소개 중...(source: 서지원)

우선 가장 많이 쓰이는 용어인 스킨이라는 말을 이해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사실 나에게 IT의 세계는 첩첩산중이었습니다. 이런 고생을 해본 사람은 시간을 내서라도 블로그 만들기를 제대로 배워야겠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태터캠프에 신청했던 것이죠.

 

블로그에 대해 뭔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으로 잔뜩 기대를 가지고 참석했지만, 나 같은 사람이 참석하는 곳이 아니라는 것은 집현전에 들어가자마자 알게 되었습니다. 나처럼 머리가 허연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뿐 아니라 대개 20~30대가 주류를 이루었습니다. 최연소로는 중학교 1학년생도 참석했습니다! 배우겠다는 데 나이야 무슨 상관이랴, 생각하고 자리에 앉아 발표를 들었습니다.

 

영어로 하는 발표도 아닌데, 나는 거의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말이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는 내 생애에 처음 알았습니다. 그래서 발표가 끝날 때마다 옆에 있던, 부산에서 온 참가자에게 무슨 말인지 알아 들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녀도 역시 잘 못 알아들었다고 대답했지만, 대강 무슨 뜻인지는 아는 눈치였습니다. 발표 중에도 여러 번 사람들이 막 웃었는데, 왜 웃는지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나 같은 초자배기는 당최 알아듣기 어려운 말들이 많았습니다. 1980년대 중반 처음 독일 대학에 들어가서 강의를 들을 때 느꼈던 좌절감을 또 다시 느꼈습니다.

 

그룹별 토의중... 많은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갔지만, 알아 듣는 말은 많지 않았습니다.(source : 서지원)

그래도 그런 속에서 분위기만큼은 읽을 수 있었습니다. 블로그를 만들도록 돕는 기술자, 기획자, 그리고 사용자가 삼위일체가 되어 서로 논의하는 장이 이렇게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구나 하는 점을 느꼈습니다. 사실 소비자, 생산자, 유통망이 서로 하나가 되어 윈윈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경영이 아닌가. 블로그를 통해 서로 관계를 맺고 소통하도록 돕는 네트워크의 중심에 참 유능한 젊은이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블특정다수와 소통할 수 있는 귀중한 수단인 블로그가 바로 이런 사람들에 의해 발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티스토리와 텍스트큐브 파이팅!!!

p.s. 두번째와 세번째 사진은 캠프 참가자인 서지원 선생이 사진을 찍어서 보내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