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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이야기

삼성전자 간부들에 대한 리더십 강의


 


10회로 기획된 삼성전자 간부직원들에 대한 리더십 강의도 이제 막바지로 가고 있다. 79일부터 시작된 것이 여름휴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번을 빼고는 일곱 차례 강의를 마쳤다. 다음과 그 다음 주(11월 첫주)에는 마지막 강의가 기다리고 있다. 한창 무더울 때 시작한 강의가 추워지는 시기에 끝나게 되었다.






 

내 강의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주제: 행복한 조직 만들기_우리 사회와 기업은 지금 갈림길에 서 있다.]

 

우리 앞에는 두 개의 세계가 놓여 있다. 어디로 갈 것인가는 우리의 자유로운 선택에 달려 있다. 이 두 개의 세계를 면밀히 비교하고 검토하여 우리와 우리의 후세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깊이 고민해야 할 때가 되었다.

 

우선 우리 앞에는 두 개의 자본주의가 있다.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아 수많은 구경꾼들의 환성을 자아내는 불꽃축제 같이 화약으로 구성된 자본주의가 있고, 온 식구들이 먹을 저녁밥을 짓기 위해 아궁이의 무쇠솥을 데우는 장작불로 구성된 자본주의가 있다. 우리는 어떤 자본주의 택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아울러 두 개의 인간관이 있다. 우선 사람을 자원으로 보는 인간관이다. 사람을 수단이나 도구처럼 활용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인간관이다. 일제의 식민지와 미국식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가 우리에게 가르쳐 준 인간관이다. 인간에 대한 억압과 착취를 가능케 하는 이런 인간관에 기초한 경영을 Human Resource Management(HRM)라고 한다


또 다른 인간관이 있다.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하기 때문에 자원이나 수단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사람을 물적 대상물처럼 간주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이 있는 실존하는 존재로 간주한다. 이것은 실존철학적 사유를 발전시킨 유럽의 지성사(知性史)가 우리에게 가르쳐 준 인간관이다. 이런 인간관에 기초한 경영을 Human Respect Management(HRM)라고 할 수 있다.

 

역사는 우리에게 명확히 알려준다. 무쇠솥을 데우는 장작불 같은 자본주의가 국가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주며 Human Respect Management(HRM)가 기업의 노동생산성을 훨씬 더 높인다는 사실을 말이다.

 

영미식 경영학이 아니라 대륙식 경영학이 있다는 사실을 이해시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전혀 다른 경영패러다임이 있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크숍 참가자들은 역시 이해도가 매우 높았다.




 

나는 심리학, 철학, 종교에 관한 인간의 관점을 쉴 틈이 쏟아냈지만, 다들 잘 이해하고 있었다. 이해했는지의 여부는 질문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강의가 끝나고 그들은 이렇게 질문했다.

 

1. 전혀 다른 패러다임을 실현하려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2. 우리 사회는 어쩌다 이렇게 자살률 최고의 나라가 되었는가?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는가? 이것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