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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기록/에세이

김순덕 동아일보 논설실장에게

2014-12-17





김순덕의 동아일보 칼럼

http://news.donga.com/3/all/20141215/68538908/1

 

대통령의 크리스마스 캐럴”(2014.12.15)이라는 칼럼을 잘 읽었습니다. 잘 쓴 칼럼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었으리라 생각됩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아버지 박정희만큼이라도 해 달라는 주문을 하고 있습니다.

 

김순덕 논설실장도 박근혜가 대통령에 당선되도록 음으로 양으로 노력했던 이상돈 교수, 김종인 박사 등 여러 인물 중의 한 명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조중동이 거의 한 목소리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노력했다는 사실은 온 국민이 알고 있습니다. 국가정보원이 대선에 개입하는 등 명백한 불법적인 선거였음에도 언론인으로서의 사명을 망각한 채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었습니다.

 

막상 대통령을 만들어놓고 보니 국정운영은 물론이려니와 손바닥만한 조직인 청와대조차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은,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청와대와 국정운영의 꼬라지가 어떻게 되리라는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말이 됩니다. 박근혜는 지난 2년간 청와대와 정부운영의 행태를 찌라시만도 못한 것으로 만들어버렸으니까 말입니다. 심하게 말하면 이준석 선장이 세월호를 운영하는 방식과 비슷해 보입니다.

 

김순덕 논설실장이 언급한 것처럼 사람은 좀처럼 바뀌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람을 평가할 때는 과거의 행적을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박근혜의 과거행적을 객관적으로 봅시다. 그러면 청와대에서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지리라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박정희가 죽자 전두환으로부터 그냥 6억 원을 받아썼습니다. 그 당시 은마아파트 30채를 살 수 있는 돈이라고 합니다. 박정희가 강탈한 일종의 장물과 같은 정수장학회와 영남대학교를 사유화하였습니다. 아직까지도 명확한 해명이 없는 상태입니다. 최태민과의 관계도 의혹이 많으며, 그 사위였던 정윤회와의 관계도 역시 마찬가지라는 세간의 시선이 따갑습니다. 이제야 정윤회 게이트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뿐입니다.

 

박근혜의 행적은 정의롭고 선하고 아름다운 이상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박근혜에게 붙어 다니던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얼마나 위험한 허구였는지를 명확히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적어도 제정신으로 역사를 보는 언론인과 지식인이라면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박근혜를 대통령에 당선되도록 노력하고 나서 이제 와서 그녀의 행태를 비판하면서 그녀가 변화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것이 과연 지식인으로서의 올바른 태도일까요? 이명박은 자신의 개인적 이익을 위해 범죄를 저지른 전과 14범이었습니다. 그가 대통령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은 너무도 명백했습니다. 그러나 조중동은 그를 대통령에 당선되도록 온갖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습니까?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이상돈, 김종인 같은 이는 박근혜를 대통령이 되도록 노력한 자신의 행동이 잘못이었다고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매우 어리석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행적을 보면 미래의 행동을 거의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기초적인 상식조차 그 나이 되도록 모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상돈 교수는 비록 물이 엎질러진 후이긴 하지만 스스로 잘못이 무엇인지 깨달았다는 점에서 그나마 다행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이런 기초적인 상식조차도 모르는 사람들이 지식인입네 하면서 떠드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그들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조차 모른 채 이제 와서 박근혜의 행태를 비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언론계와 대학에 이런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김순덕 논설실장은 미사여구로 평범한 사람들을 헷갈리게 할 것이 아니라 그동안 박근혜를 적극적으로 지지했던 과오를 뉘우치고 겸허하게 용서를 구해야 할 것입니다. 적어도 이상돈 교수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