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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이야기

사람을 움직이는 힘, 의사결정시스템

의사결정메커니즘_품의제도의 폐해에 대하여

 

다음 주에는 LG인화원에서 LG임원들을 대상으로 의사결정시스템의 중요성에 대해 강의합니다. 4시간 강의지만, 중간에 대략 30~40분 정도는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내가 이런 강의 주제를 선택하게 된 것은,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지금 활용하고 있는 의사결정메커니즘이 어디서 왔으며, 이것은 우리 사회와 조직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품의제도(稟議制度)란 아랫사람이 기안서(起案書)를 만들어 윗사람에게 품의(稟議)하여 결재(決裁)를 받는 일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중간결재자들의 견해는 사실상 참고사항일 뿐이고, 결국은 피라미드 조직의 정점에 있는 사람의 의도에 의해 결정됩니다. 품의제도는 철저하게 상사가 부하를 지배하고 통제하는 제도입니다.

 

해방 후 지금까지 역대정부의 의사결정을 보더라도 크고 작은 결정들이 피라미드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일인에 의해 결정되어 왔습니다. 독재시대에는 말할 것도 없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에서 합의한 사안조차 청와대가 무시해버리곤 했습니다. 품의제도에 의해 유지되는 조직구조는 그 자체로서 매우 심각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상사는 유능할 필요도 없고 노력할 필요도 느끼지 못합니다. 부하들을 지배하고 통제할 수 있는 수단만 가지고 있다면 얼마든지 유지되는 구조입니다. 매우 불합리한 제도입니다.

 

그러므로 품의제도(稟議制度)에 의한 의사결정은 조직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구성원들의 창의성을 떨어뜨리는 주범이지만, 그것을 문제 삼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작년 세월호 사건 이후 망연자실하고 있을 때, 출판사의 의뢰로 출간한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짓(21세기북스 2014)이란 책에서 주로 다루는 것도 바로 이 주제였습니다. 인화원에서는 강의에 참여했던 임원들에게 이 책을 배부하여 읽도록 기획하고 있습니다.

 

강의 주요 내용과 줄거리(PPT)를 여기에 올립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