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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기록/에세이

부부간의 지혜로운 화해

어느 할아버지 할머니가 부부싸움을 했습니다.
싸움을 한 다음, 할머니가 말을 안 했습니다.

 

때가 되면 밥상을 차려서는 할아버지 앞에 내려놓으시고
한쪽에 앉아 말없이 바느질을 합니다.

 

그러다가 할아버지가 식사를 마칠 때쯤이면
또 말없이 숭늉을 떠다 놓기만 합니다.

 

할아버지는 밥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할머니가 한마디도 안 하니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할머니의 말문을 열어야겠는데 자존심 때문에
먼저 말을 꺼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어떻게 해야 말을 하게 할까?"

 

할아버지는 한참 동안 곰곰이 생각 했습니다.

 

빨리 할머니의 침묵을 깨고
예전처럼 다정하게 지내고 싶을 뿐입니다.

 

잠시 뒤.....
할머니가 다 마른 빨래를 걷어서 방안으로 가져와

빨래를 개켜서 옷장 안에 차곡차곡 넣었습니다.

 

말없이 할머니를 바라보던 할아버지는
옷장을 열고 무언가 열심히 찾기 시작했고
여기저기 뒤지고 부산을 떨어도
할머니는 못 본 척 했습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점점 더 옷장 속에 있던 옷들을 하나 둘씩 꺼내놓자
할머니는 가만히 바라보면서 걱정을 합니다.

 

저렇게 해놓으면 나중에 치우는 것은 할머니 몫이니까요.
부아가 난 할머니가 볼멘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뭘 찾으시우?"

 

그러자 할아버지가 빙그레 웃으며 대답하셨습니다.
"
이제야 임자 목소리를 찾았구먼"

 

지혜로운 화해가 필요할 때입니다.
자존심이 울고 있나요
?
그런 거 던져 버리세요.

 

먼저 손을 내미는 것,
미소를 보이는 것
,
그것이 승리입니다.

 

아셨죠?
그런데 그게 잘 안 되는 것도 아시겠지만

나를 내리고 상대를 올려주는 것 . . .


 

이 글은 學山 반문섭 선생님이 오늘 아침 보내온 메일에 첨부된 내용입니다.
참 좋아서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