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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이야기

『H 팩터의 심리학』_정직함이 중요하다...

2014-07-09_페북에 쓴 글



[정직함이 중요하다... 『H 팩터의 심리학』을 읽고... ]


캐나다 캘거리대학 심리학과의 이기범 교수와 브록대학의 마이클 애쉬튼 교수가 쓴 『H 팩터의 심리학』(Kibeom Lee/Michael C. Ashton, 문예출판사 2013)을 작년에 이어 이번 주에 다시 읽었습니다. 아주 천천히, 때로는 부분적으로 다시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이렇게 설득력과 재미와 감동을 가지고 있는 전공서적도 없을 겁니다. 대개 심리학책이 재미있긴 하지만, 『H 팩터의 심리학』은 재미를 넘어 우리 자신과 우리 사회에 대단히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페친 여러분의 일독을 강추합니다.


1.
저는 지금까지 인사조직분야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MBTI, DiSC, Enneagram, Big 5 등과 같은 유명세를 타는 성격검사이론뿐만 아니라 각종 심리검사, 적성검사 등을 검토해보고 체험해보고 사용해보았습니다. 그 때마다 늘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인간의 성격적 특성을 얼추 드러내는 것 같지만,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런 느낌을 갖게 되는 이유가 인간의 성격요소 중에서 정직성의 요소(Honesty Factor)를 간과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2.
『H 팩터의 심리학』은 그런 부족감을 말끔히 해소해 주었습니다. 기존의 Big 5요소에서 그 동안의 연구를 통해 정직성의 요소가 성격적 특성을 드러내는 매우 중요한 요소였지만, 간과되어 왔었다는 것을 명확히 밝혀주고 있습니다. 정직성의 요소가 다른 여타의 성격요소들과 더불어 개인적인 사회관계 형성에서 그리고 사회제도적 측면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3.
그동안 인생살이의 어려움과 사회제도의 부실함으로 인한 고통스런 경험들은 인간의 정직성(Honesty)의 요소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인생살이 전략과 사회제도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정직성의 요소를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정직성의 요소가 결여된 성격검사는 사실 인삼뿌리가 없는 삼계탕과 같은 것이 됩니다.





4.
성격은 유전적인 요소에 의해 지배됩니다. 물론 환경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지만, 환경이 나쁘거나 좋더라도,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인간이 자신의 타고난 기질을 거부하기는 힘듭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면서 관찰한 결과와도 일치합니다. 성격이 바뀌기는 쉽지 않다는 뜻이지요. 정직성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정직성이 높은 사람이 정직성이 낮은 사람들과 어울리기 쉽지 않습니다. 부정직한 사람은 부정직한 사람들과 어울리게 마련입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얼씬 거리는 사람들이 온통 부정직한 사람들인 것처럼 보이는 것은 그런 사람들끼리 서로 어울리면서 몰려 있기 때문입니다.


5.
부정직한 사람들일수록 우파 권위주의(Right-Wing Authoritarianism)와 사회 지배 지향성(Social Dominance Orientation)이 강하게 드러납니다. 그래서 "가장 비윤리적으로 의사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은 쌍은 사회 지배 지향성이 높은 지도자와 우파 권위주의적 성향이 높은 추종자로 구성된 쌍이었습니다. 알트마이어는 이런 구성을 '치명적 연합'이라고 불렀지요. 사회 지배 지향성이 높은 지도자가 우파 권위주의적 성향이 높은 국민에 의해서 지지되는 나라가 바로 위험한 나라입니다."(171쪽) 바로 지금 우리나라의 상태를 말하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6.
정직성이 돈, 권력, 섹스와는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상세히 설명해줍니다. 정직성이 낮은 사람들이 돈, 권력, 섹스에 대해 어떤 태도와 행동을 보일지 상상해보시기 바랍니다.


7.
성격의 본질을 이루고 있는 특성들, 즉 정직성(Honesty), 정서성(Emotionality), 외향성(Extraversion), 원만성(Agreeableness), 성실성(Conscientiousness), 개방성(Openness) 등의 6개 요소를 HEXACO모델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정직성이 다른 다섯 요소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상세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단순한 이론 설명이 아니라 심리학자들의 실증연구를 통해 그 결과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면서 실제로 삶의 과정에서 많은 교훈을 얻도록 인도하고 있습니다.





8.
이 책을 두세 번 읽고 나서 다음과 같이 독후감을 책 맨뒷장에 썼습니다. "이 책은 온 국민이 읽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바뀌려면 정직성의 개념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 이렇게 훌륭한 책을 한국인의 손에 의해 쓰여 졌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2014.07.18"



▶ 저는 2010년 여름휴가를 캘거리에서 보냈는데, 그 때 Kibeom Lee 교수와 처음 만났습니다. H factor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그 때 처음 들었습니다. 맥주집에서 H factor의 중요성에 대해 침을 튀기면서 설명해 주었습니다. 앞에 놓인 맥주가 줄지 않을 정도였으니까요. 그 때 매우 인상적으로 들었던 정직성의 개념을 2013년 책이 나오면서 보다 명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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