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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아이들을 어느 정도 다 키워놓으니까 이런 재미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집을 떠나 아내와 둘이서 사는 일에 어느 정도 적응되어 갑니다. 오늘도 아이들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서로 통하는 데가 있었는지 아들과 딸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들은 지금 군복무중이라서 가끔 외박과 휴가를 나올 때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주말이라서 전화를 했습니다. 금년 7월에 제대입니다. 그 동안 군 복무하느라 고생이 많았을 겁니다. 다들 군대 가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하는 데, 그래도 장교나 카투사나 통역병으로 빠지지 않고 사병으로 지원해서 갔습니다. 군대는 국방의 의무보다는 남자를 만들어주는 좋은 훈련장이라고 생각됩니다. 아들도 군에서 많은 것을 배웠을 것입니다. 이등병 시절 첫 휴가를 나와서 쓰레기차 뒤에서 떨어지는 국물을 맞으.. 더보기
영국여행 이야기(5) 아침에 일어나니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군요. 이럴 땐, 바하 또는 모짜르트를 틀어놓고 커피향을 실내에 가득 채우면 아주 제격이지요. 그러면 멀리 떠난 아이들이 더욱 보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오늘은 영국이야기라기보다는 딸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나에게 영국은 딸 아이 때문에 인연이 된 나라입니다. 딸 아이가 영국으로 유학을 가는 바람에,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고 그곳에서 취직을 하는 바람에 영국이라는 나라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나는 독일 유학시절에 유럽의 대부분 나라를 여행했음에도 영국은 가지 않았습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닌데, 왠지 영미계통에 대한 약간의 혐오감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대부분의 독일인들은 영미계 국가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영미계통의 사람들은 대개 일은 하지 않으면서 .. 더보기
경영의 합리화 = 맥도날드화 = 비합리성 나는 경영이란 합리화 과정이라 생각해왔습니다. 경영에서 합리화란 더 빠르게 더 많이 생산해내서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라 믿었습니다. 나는 그렇게 배웠고 아무 의심 없이 경영현상을 그런 시각에서 바라보았습니다. 내가 어느 정도 경영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 합리화에 관한 내 생각은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그렇지만, 우선 제대로 된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내가 한국은행에 근무할 때는 전(前)근대적인 관리관행을 보다 더 합리적인 방식으로 바꿔야 했습니다. 부드럽게 표현해서 ‘전근대적’이라는 용어를 썼지, 좀 심하게 말하면 '봉건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90년대 말 외환위기를 겪기 전에는 우리나라 경영관리의 특징을 한마디로 얘기한다면 봉건적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 더보기
합리화의 극치_맥도날드 세계는 인간의 이성에 의해 합리화 되어 가고 있습니다. 합리화(rationalization)란 원하는 것을 달성하게 하는 모든 수단과 대안을 계산하여 최대한 활용하는 과정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합리화의 정의에는 다음과 같은 핵심요소가 들어 있습니다. 원하는 것(desired ends) 계산 가능한 수단(calculable means) 최대화(maximization) 여기서 원하는 것은 단순한 생활의 편리함에서부터 다른 사람과 구별 짓는 사치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형태로 드러납니다. 이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돈입니다. 돈을 벌어야 원하는 것을 소유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돈이 합리화의 원동력이 됩니다. 계산 가능한 수단에는 물적 자원뿐만 아니라 인적 자원도 포함됩니다. 최대화는 그.. 더보기
개신교 윤리의 세속화_합리화인가 탐욕화인가 오랜 세월 동안 인류는 세계를 합리화(rationalization) 해왔습니다. 특히, 데카르트 이후 이성(reason)이 역사의 전면에 부각되면서 급속도로 합리화되어 왔습니다. 이 문제를 심도 있게 고민한 사람은 독일의 종교사회학자 막스 베버(Max Weber, 1864~1920)였습니다. 기독교인들은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고리대금업이나 상업을 통한 이유추구를 죄악시했습니다. 그러나, 베버는 기독교 신앙에 대한 종교개혁자들의 합리화(rationalization) 과정을 통해 프로테스탄트들이 많이 사는 도시에는 부가 축적되고 있는 현상을 관찰했습니다. 기독교의 기본사상은 경제적 부의 축적을 용납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프로테스탄트의 윤리가 자본주의 정신을 배태한 것은 아닐까 하는 가설을 검증해 보고 싶.. 더보기
라 보에티_인간의 본성과 자유 어느 의사가 “불치의 병에 손을 써본들 아무 효과가 없다”고 말한다면, 그는 확실히 유능하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내면에 도사린 노예 근성 역시 치명적인 병과 다를 바 없다. 그렇지만, 이 사실을 인민에게 가르치고 충고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일지 모른다. 왜냐하면 인민들은 이러한 불치병에 대해 전혀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놀랄만한 노예근성이 얼마나 깊이 뿌리박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려고 한다. 이러한 자발적 복종의 상태는 너무나 심각하므로 모든 현상은 마치 인간의 본성에서 파생된 것처럼 착각이 들 정도이다. 즉 인간의 내면에는 자유에 대한 열망이 도사린 게 아니라, 노예화를 갈구하는 열망이 가득 차 있다고 말이다. …… 그렇지만 우리는 자연에서 어떤 분명하고도 확실한 무엇을 발견할 수.. 더보기
코람데오 정신(coram deo spirit) 기독교 사상이 오늘날과 같은 탐욕적인 자본주의 문명을 이룩하게 했느냐에 대한 논쟁은 많았습니다. 나는 기독교 사상이 자본주의 발흥에 기여했다는 주장에 대해 회의적이지만, 대체적인 중론은 ‘그렇다’에 쏠려 있는 것 같습니다.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기독교는 탐욕에 대해 매우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는 종교입니다. 이것은 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명확합니다. 시대가 흐르면서 이 명확한 기준이 점차 희미해졌습니다. 특히 종교개혁이 일어나면서부터 인류의 정신적 안전망(mental safety net)이 급격히 약해졌습니다. 영국의 역사학자 토니(Richard Henry Tawney, 1880~1962)는 종교개혁의 영향으로 양심과 상업이 분리되었다는 점과 기독교의 가르침이 물질적 부의 추구에 복종하는.. 더보기
어째서 탐욕(greed)이 문제란 말인가 내가 인사실무를 하면서 배운 가장 소중한 교훈은, 인간의 마음은 결코 안정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마음은 환경에 따라 수시로 변합니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조직구성원들을 숭고한 목적으로 향하여 이끌고 간다는 것은 경영자로서 보람이기도 하지만, 고난의 길이기도 합니다. 물론 잘 하면 보람이지만, 잘못하면 고난이죠. 나는 언제부턴가 경영자가 잘 한다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연유로 인간과 조직의 문제를 평생의 화두로 삼게 되었습니다.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이 없이는 제대로 경영하기 어려울 것이고, 인간들이 모인 조직의 특성과 역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은 욕구(needs)를 가지고 있습니다. 욕구를 분류하는 방식은 학자마다 다르지만, 가장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