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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이 조직화 되다 80년대까지는 탐욕의 실체가 보에스키와 밀켄처럼 개인적 차원에서 불법적으로 이루어졌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러나 90년대에 들어서면서 조직적으로 탐욕의 네트워크가 형성되었습니다. 21세기가 시작되면서 그 탐욕의 네트워크가 꼬리를 드러냈는데, 그것이 엔론사태였습니다. 엔론의 분식회계 사건은 미국 사회에서 탐욕의 네트워크화가 뿌리 깊이, 그리고 폭넓게 진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었습니다. 엔론은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으로 2000년 포천 500대기업 중에서 7위를 차지할 정도였습니다. 미국 전체 에너지 시장의 25%를 공급하는 회사였고, 2000년에 주당 90달러였던 주가가 2001년 12월에는 26센트로 폭락했습니다. 그렇게 된 원인은 엔론의 회장이었던 케네스 레이(Kenneth Lay, 1942~20.. 더보기
탐욕은 좋은 것, 아니 위대한 것 무한경쟁의 긴장과 파벌싸움은 정신적 안전망을 잃어버린 세계의 특징입니다. 인간에게 절대적인 안전망(absolute safety net)이 없다는 것은 곧 삶의 터전을 잃은 것과 같습니다. 그 안전망 아래로 떨어진 인간은 이성의 힘으로 안전망을 만들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안전망은 결국 돈으로 귀결되었습니다. 돈은 인간의 생명과 건강, 그리고 행복한 삶을 보장할 수 있다고 믿게끔 했습니다. 돈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신의 위치로 올라섰습니다. 돈은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가난한 자를 구제하라, 이웃을 사랑하라 등과 같은 골치 아픈 명령을 내리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돈이라는 신은 무엇이든 할 수 있도록 허락해 줍니다. 돈이라는 신이 20세기 후반에 와서는 노골적으로 자신의 모.. 더보기
돈은 인간의 정신을 왜곡한다 알피 콘(Alfie Kohn, 1957~)이라는 교육학자는 오프리 윈프리 쇼에서 돈이 인간의 정신과 행동을 얼마나 왜곡하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성과급이 일에 대한 동기부여와 흥미를 얼마나 심각하게 떨어뜨리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이것’(과제)을 하면 ‘저것’(보상)을 받게 됩니다”라는 말은 '이것' 자체가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주게 됩니다. 당신이 그 과제에 대한 노동과 교환할만한 어떤 다른 '저것'을 주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실험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열명의 어린이들(A집단)에게 장난감 회사에서 제공하는 퍼즐을 시험해 보는 대가로 5달러를 주기로 했습니다. 다른 열명의 어린이들(B집단)에게는 보상이 전혀 없이 그냥 퍼즐을 시험해 보도록 했습니다. 퍼.. 더보기
탐욕의 블랙홀에 빠진 월 스트리트 엔론사건이 터진 것은 2001년이었습니다. 엔론사태는, 인간이 탐욕이라는 블랙홀에 한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음을 알려주는 좋은 시그널이었습니다. 이 시그널은 인류가 문제의 핵심을 이해하고 올바른 길로 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그렇게 선명한 위험신호를 보고도 인간의 이성과 합리성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이성에 의한 합리적 사고는 탐욕의 열차를 세울 수 없었습니다. 엔론사태는 분식회계의 문제가 아닌 더 깊은 차원의 문제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론사태를 단순한 분식회계로 몰고 갔습니다. 분식회계를 방지하기 위한 합리적 대안들을 만들었습니다. 그것이 2002년에 제정된 「사베인스-옥슬리 법」(Sarbanes-Oxley Act)이었습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회사 경영진.. 더보기
왜 서양식 경영이 아니라 미국식 경영이 문제인가? 우선 서양이라는 개념이 매우 모호하기 때문입니다. 서양이 공간적으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 불분명할 뿐 아니라 시간적으로 특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국인에게는 돈이 모든 것의 중심이자 궁극적 목적으로 생각하는 정신세계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미국인도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미국인들이 그 어떤 나라도 따라 할 수 없는 소비주의(consumerism)에 몰입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청교도적 검약은 허울뿐입니다. 미국인들은 절약을 모릅니다. 독일 유학 중에 알게 된 몇몇 미국인 가정에 초대받아 가서 보면, 추운 겨울에도 난방을 세게 해놓고는 반팔과 반바지를 입고 지냅니다. 독일인들이 보았을 때는 기겁을 할 일입니다. 유럽사람들은 대개 겨울에도 난방을 최소한으로 사용.. 더보기
월 스트리트와 미국인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서 30년간 투자전략가로 활동했던 바턴 빅스(Barton Biggs)라는 분이 있습니다. 이 분은 트락시스 파트너스라는 자신의 헤지펀드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의 책 『투자전쟁』[(Hedgehogging), Human & Books 2006]에서 신의 계시를 밝히는 수염 난 예언자 빈스와 대화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빈스는 바턴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미국인에게 악마처럼 사악한 시간입니다. 슬프게 울어야 할 시간, 무언가를 잃을 시간이 지금 다가오고 있습니다. 총체적인 부패와 월 스트리트와 미국 주식회사를 뒤덮은 탐욕이 자본주의의 황금 우물에 독을 풀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텔레비전과 인터넷을 통해서 자본주의와 세계화 움직임은 부자를 더 부유하게 만들고 가난한 .. 더보기
신은 죽었다. 도대체 누가 죽였는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그 동안 썼던 교과서를 주섬주섬 모아서 시내 헌책방에 갔습니다. 그걸 팔아서 읽고 싶은 다른 책을 사려는 심산이었습니다. 마침 눈에 띄는 전집이 보였습니다. 5권짜리 휘문출판사(?)에서 나온 『니체 전집』이었습니다. 내 눈에 유독 니체라는 단어가 띈 것은 아마도 학교에서 니체라는 철학자가 “신은 죽었다”고 과감하게 선언했다는 말을 배웠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아니, 신이 죽다니? 죽을 수 있는 신이라면 신이 아니잖아? 말도 안 되는 소리 아닌가? 그 당시 내가 다니던 시골교회에서도 니체에 대해 뭐라고 가르쳤는데 “신이 죽었다”는 니체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마귀 사탄의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쨌거나 눈에 들어온 『니체 전집』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도무지.. 더보기
경영이란 무엇인가(4)_경영관리의 정신구조 지난 이야기 경영이란 무엇인가(1)_경영의 기본전제 경영이란 무엇인가(2)_경제와 경영 경영이란 무엇인가(3)_효과성과 효율성 나는 앞에서 경영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습니다. ① “경영이란 비전/목적/방향을 먼저 정한 후에, ② 그것을 달성할 수 있는 조건을 정비하고, ③ 그 조건에 부합하는 행동을 구체적으로 일으키는 것이다.” 이러한 정의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전제가 바로 경영자 또는 관리자의 마음 상태입니다. 바람직한 마음의 상태, 즉 정신구조에서 출발하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조건들을 정비함으로써 바람직한 행동패턴을 일으키도록 돕는 것이 곧 경영이라는 의미입니다. 정신구조는 능력, 가치와 신념, 정체성, 영성 등으로 구분되지만, 우리가 흔히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가치와 신념의 문제입니다. 가치와 신.. 더보기